향기로운 글

눈꽃 / 법정스님

덕 산 2024. 1. 6. 09:30

 

 

 

 

 

눈꽃 

 

잎이 져버린 빈 가지에 생겨난

설화를 보고 있으면

텅 빈 충만감이 차오른다.

 

아무것도 지닌 것 없는

빈 가지이기에

거기,

아름다운 눈꽃이 피어난 것이다.

잎이 달린 상록수에서

그런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거기에는

이미 매달려 있는 것들이 있어

더 보탤 것이 없기 때문이다

 

- 법정스님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