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다. / 법상스님

덕 산 2024. 1. 9. 08:39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다. 

 

온갖 점을 치는 일이나
해몽, 관상 보는 일을 완전히 버리고,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는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지 않는 것이나 다 버리고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매이지 않고
온갖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숫타니파타]의 말씀입니다.


공부하는 수행자는
잘 되고 못 되었다는 분별이라거나,
좋고 싫다는 분별,
옳다 그르다 라는 분별,
그리고 맞다 틀리다 라는 분별부터 쉬어야 합니다.

그냥 그냥 굳게 믿고 턱 놓고 살면
다 잘 사는 것이지요.
잘 살고 못 살고를 나누어서
잘 사는 쪽을 선택한 그 잘 사는게 아니라
그냥 그 양쪽을 넘어선 잘~ 사는 것이란 말입니다.

길흉화복의 판단을 버린 수행자...
이 얼마나 거침 없는 훤한 길이겠습니까.

내 앞에 펼쳐지는 그 어떤 경계라도
좋다거나 싫다거나,
잘 되고 있다거나 잘 안 된다거나
길하다거나 흉하다거나
화라거나 복이라거나
그 모든 분별들을 그냥 다 놓아 버리고
거침없이, 걸림 없이 걸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좋고 싫음의 분별이 없으면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얽매일 필요가 없고
그는 온갖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길흉화복을 다 놓아버리면
그냥 다 잘~ 되고 있는 일인 것을,
애써 좋다 나쁘다 자꾸 분별을 해서 머리를 굴리니까
잘 되는 일이 틀어지고 '내 식'대로 짜맞쳐진단 말이지요.

그게 내 딴에는 잘 하려고 그러는 거지만
사실은 머리는 굴리면 굴릴수록,
분별하고 취사선택하면 할수록
옳다 그르다 나눠 놓고 옳은 것만 택하려 하면 할수록,
바르게 사는 것과는 자꾸 멀어지고 맙니다.

자기 중심이 자꾸 흔들리고,
내 중심 내가 굳게 믿고 그 자리에 맡기질 못하니까
내가 나를 이끌어 가질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자꾸 바깥으로 찾아 나서지요.
점을 보고 해몽이나 관상을 보려고 한다는 말이지요.

가벼운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참 깊이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길흉화복을 버린 수행자는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다 버리고
아무것에도 집착하거나 매이지 않고
온갖 속박에서 벗어난다면,
그는 세상에서 바르게 살아갈 것이다...

 

- 법상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