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혼자 멀리 가서 다육이 하고 살아요?

덕 산 2020. 10. 12. 21:02

 

 

 

 

 

혼자 멀리 가서 다육이 하고 살아요?

 

한글날과 주말을 이용해서 옥상비닐하우스 내

다육이 거치대를 확장하려고 각목을 준비해서

옥상에서 작업하던 중...

 

작업도구 소리가 진동해서 아래에서는

시끄러운 소음으로 들리는 모양이다.

각목을 자르고 각목과 각목을 맞추려고 홈을 파기 때문에

톱질하는 소리와 망치소리가 번갈아 들리니 꽤나 시끄럽게 들렸나보다

 

집 사람 보다는 휴일 편하게 쉬는 세입자들에게 미안한 생각에

각목과 작업도구를 마당으로 가져와 작업했다.

옥상에 비닐하우스 만들 때 구입했던 톱으로 나무를 자르는데

작업 진도가 느리며 힘들고 땀을 흘리며 작업해야했다.

 

마당에서 작업해도 톱질과 망치질은 해야 하지만

건물이 진동하지 않아 집 사람 잔소릴 듣지 않고 작업 할 수 있었다.

여러 시간 작업하는 게 아니고 두 시간정도 작업을

이틀에 걸쳐 기초 작업인 각목 재단을 마무리하고...

일요일 3일째 되는 날 조립하기위해 옥상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재단한 각목을 맞추려면 못을 박고 나사를 조여야한다

당연히 소음이 날 수밖에...

나름 소음을 적게 내려고 노력하며 작업하는데

또 다시 집 사람이 옥상에 올라 와

“자기가 원하는 일을하면서 다른 사람은 배려하지 않는다” 고 나무란다.

 

어느 친구가 “세상에서 아내가 제일 무섭다”라고

말하던 얘기가 갑자기 떠올라 미안한 생각에 집사람을 쳐다보니...

등산복을 입고 있다.

“오케이 나갔다 오려나 보다”라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마음속으로 “갔다 오는 동안 재빠르게 마무리해야지“ 라고 생각하는데...

 

 

 

 

집 사람이 하는 말...

“다육이가 그렇게 좋으면 혼자 멀리 가서 다육이 하고 살아요?”라고 말하곤 가버린다.

“뭐 다육이 땜에 이따금 하는 말이니” 하며 별 신경 쓰지 않고 작업에 몰두했다.

 

서둘러 작업하느라 문을 만들려고 사이즈를 잰 것이 잘못되었는지...

문을 만들어 달으려고 하니 도대체 맞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각목을 다시 잘라 만들어 장석으로 고정시켜 마무리 되었다.

 

그 동안 다육이 거치대가 협소해서 확장하려했던 일이

며 칠 간 작업으로 마무리 되어 기분이 좋다.

작업하기 위해 밖으로 내다 놓았던 다육 화분을 정리하니

거치대 공간이 여유가 있어 마음까지 여유로워 진다.

나이들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삶을 윤택하게 한다.

 

작업이 마무리 되어 샤워하고 쉬는데...

집 사람한테 전화가 왔다.

“저녁 식사하게 모 식당으로 나오라“고 한다.

“그럼 그렇지... 세입자들에게 건물 진동으로 불편해 할까봐

나한테 그렇게 말 했겠지” 라고 생각하며 기분이 좋아진다.

 

식당으로 가는 길...

옅은 구름에 높은 하늘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대봉감이 누렇게 익어가고 등 터진 석류도 보인다.

 

김동규씨가 부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사가 떠오른다.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 2020. 10. 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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