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게 / 나태주
오려거든
곱게 올 일이지,
눈썹 그리고
곤지 찍고
가마 타고 올 일이지,
벗은 몸 찬비로 얼리고
그것도 모자라
흙바람 먼지꽃으로
해를 가리고
산을 뭉개고
강을 흐리며 오는
봄이여,
진문둥이 눈썹으로 오는
봄이여,
오려거든 예쁘게
꽃 족두리 받들어 쓰고
춤추며 올 일이지,
노래 부르며 올 일이지,
답답한 가슴
헛기침하며
벙어리 마른 입술로 오는
봄이여,
우리 나라의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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