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신이균
날씨가 풀리면서
들판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식물도 저마다 할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위취는 바위취대로 소곤거리고
쥐오줌풀은 쥐오줌풀대로 중얼거리고
광대수염은 광대수염대로 버벅거리고
목소리의 크기도 다르고
색깔도 다릅니다만
땅속에선 듣는 이가 없어
못한 이야기들을
바깥에 나온 김에
원 없이 쏟아내고 있습니다
들어보면 별로 중요할 것도 없는
사소한 이야기들이지만
입 냄새 풍겨가며
열심히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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