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선 런던 올림픽 개막식과 우리선수단의 근황을 전해주는 소식으로 떠들썩하다.
오늘이 중복이라 아침부터 삼계탕으로 시작했는데...
시집 간 딸내미가 멋진곳으로 삼계탕먹으러 가자니....
멋진 곳에서 삼계탕 먹으면 맛이 다른지....
집에도 커다란 찜통에 삼계탕이 많이 있는데....
돈을 너무 낭비하며 생활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7월 말일...
어릴적 잊혀지지 않는 얘기로 몇 자 적어본다.
이맘 때 방학기간이라 친구들과 바다도 가고 냇가에서 물장구도 치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하루하루가 되어야 하는데...
항상 논.밭에 일손이 모자랐던 아버지는 논에 잡초를 제거하는 작업을
나에게 시키신다. 좋든 싫든 언제나 하는 일이고 싫어도 좋아도
같이 나서는게 일상이었다.
논에 김메기는 3회를 하는데 첫째와 두번째는 호미로 하고
마지막 세번째 김메는 것은 맨손으로 잡초와 피를 뽑는 일을하였다.
이렇게 마지막 김메기를 만물이라고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벼 키가 어린녀석의 허리츰까지 자랐으며, 벼잎파리도 억세져서
어린녀석의 팔이 성할리가 없다.
한나절만 도와드려도 어린녀석의 피부가 약해서
벼잎으로 베어진 자국이 여기저기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어진 빨간 선이 부풀어져 가렵고 다 아물때까지
마치 모기에 물린 것과 같이 힘들게했다.
그래도 물이 많아 논이 마르지 않은 논은 김메기가 수월했으나,
천수답 논에 물이 마르다가 비가오면 고이다 한 논은
발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콘크리트와 같이 딱딱하기만 했다.
이런 천수답은 호미로 잡초를 제거하는데...
손목이 아프고 몇 시간만 작업해도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고
급기야 껍질이 벗겨지고 빨간 속살이 드러났다.
몇 십년 농사일로 생활하신 아버지는 힘들어 하시지만
팔이 벼잎으로 글히거나 손바닥에 물집이 생기시지 않았다.
굳은 살이 생기고 오랜 세월을 이러한 환경에서 적응하시다 보니
아마 면역이 생겼으리라....
이제 와 생각하면 아련한 먼 옛날얘기 같은 추억이다.
내가 부모님 농사일을 돕고 많은 시간이 지난서야
논.밭에 사용하는 제초제가 시판되었던 것 같다.
해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7월 말이면
어릴적 힘들게 생활했던 시골이 잊혀지지 않고 떠오른다.
지금은 외출하려면 자외선 차단에 도움이 된디는 썬크림을 바르고
난리를 피우지만 그 시절 자외선을 차단하는 것은 밀집모자 외엔 없었다.
오후에 산책하려는데... 무더운 날씨가 겁이난다.
어릴적엔 주어진 환경엔 순응하며 살아왔는데....
지금은 일상의 선택들이... 너무 배부른 타령이 아닌지 모르겠다.
- 2012. 7. 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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