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6월 경부고속도로에서

덕 산 2012. 7. 3. 16:50

 

 

 

 

 

본사에 내려가는 날

고속도로가 정체되기 전에 출발하려고 서둘러 준비한다.

날씨가 무더울거라 예상되어

썬크림 바르고 거울을 바라보니....

바르지 않은 모습이나 별 차이가 나질 않는다.


얼굴도 젊었을 적에 가꿔야지 나이 들어 이것저것 발라봐야 별로다.

얼굴도 주름투성이고....

검버섯도 몇 개보이고....


고속도로엔 옅은 안개가 끼어 한낮엔 무더우리라 생각되었다.

이젠 유월 중순에 접어들어선지 실록이 짙다.


모두 다 아름답다.

산, 나무, 물, 잡초들...

주중 본사에 내려가는게 2 ~ 3일되는데

여유롭게  운전하려고 일찍나선다.

고속도로에서 90~95Km속도로 운전하며

주변 경관도 바라보며.... 즐기면서 운전한다.


고속도로변 몇 군데에 보리를 재배한 곳이 눈에 띤다.

어릴적 이맘때 아버지께선 보리베기 또는 보리 타작 시

자식들에게 도움 요청하여 우리 남매들은

하교하면 곧 바로 밭에 나가 일을 했다.


보리 탈곡 할 때에 껄껄한 보리터럭이 온몸에 붙어

땀과 함께 범벅이 되어 힘들게 하던 시절이 엊그제 인데....

아련한 추억이 되어 옛 얘기로 적고 있다.


그 힘들게 타작한 보리를 말리고 풍농기 바람에 날려

알곡을 수매하여 수업료와 농비에 보태시던

아버지가 오늘따라 더 그리워진다.


천안 지나서 내려 갈수록

고속도로변에 조경용으로 파종한 외래종 꽃이

전년도에 떨어진 씨로 발아되었는지

야생화처럼 이곳저곳에 피어있다.


노란색 꽃잎이 아름답다.

외래종이 토종처럼 토착한 것 같다.


이 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보며 즐기는 기쁨.....

행복한 계절이다.

난 행복한 사람이다.


- 2010. 6.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