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산수유의 춘몽春夢 / 淸草배창호

덕 산 2025. 3. 23. 13:43

 

 

 

 

 

산수유의 춘몽春夢 / 淸草배창호

빈 가슴, 휑한 소리만 듣다가
속앓이로 덕지덕지 튼 수간마다
돌각담 기어오르는 봄 햇살에
겨우내 가려둔 속뜰을 피우듯
밀물처럼 풀어헤친
남촌의 노란 꽃별의 전사들

이른 봄 소소리바람이 이는데도
살가운 봄비 소리에 또록또록
봄눈을 뒤집어쓴 채로
먹물 번지듯 하마 기다린 그리움이
잎새 달을 향한 설레발 꽃눈을 틔워
서정抒精의 봄볕을 파고들었다

한겨울의 눈발도 강단으로 견딘
촉촉한 설렘을 저버리지 아니하였으니
경이로운 그루터기의 생명으로
잰걸음에서 해후邂逅를 밀어 올린
상춘의 풀물 오른 봄,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