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 성백균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그러나 아직은 서투른 미동들뿐입니다
좀 모자라는
일 년 중 가장 날수가 적은
허약한 달, 그래서 하찮은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러기에
설이 있고, 정월 대보름이 있고
사람들이 힘을 보태는 내공이 쌓인 달이지요
대지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느라
기지개를 켜는 걸까요
뜰앞 나목이
빈 가지에 싹을 틔우느라
붓질을 하는 걸까요
바람[望]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자꾸 귀를 후비게 되고
살갗이 터지는 것처럼 가려워
몸 구석구석을 긁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변화가 시작되나 봅니다
봄이 어떻게 올지, 무엇을 해야 할지,
2월은 소망을 품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몰래
생명을 잉태하는 영양가 있는 달이지요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월 / 도종환 (0) | 2024.02.05 |
---|---|
입춘단장 / 박형진 (0) | 2024.02.03 |
2월 편지 / 홍수희 (1) | 2024.02.01 |
2월 / 목필균 (0) | 2024.01.31 |
2월의 마음 / 김인숙 (0) | 2024.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