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인연의 그림자 / 법정스님

덕 산 2023. 9. 4. 10:44

 

 

 

 

 

인연의 그림자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을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