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끓여준 삼계탕
엊그제 6일이 제65회 현충일이다.
해마다 동작동 국립묘지에 처남이 안장되어 있어 다녀왔는데
금년엔 코로나 때문에 매 년 수원시에서 제공하는
버스도 운행하지 않는다고 시청 복지과에서 알려줘
금년 현충일 참배는 취소하고 코로나가
소강상태가 되는 시기에 다녀오기로 하였다
약 일주일 전 성남에 사는 친구한테 토요일(6일) 날
토종닭에다 옻을 넣어 삼계탕 만들어
수원에 거주하는 또 다른 친구와 같이 먹자는 내용이다
몇 년 전 병원에 입원중일 때 병문안 갔었는데
지금까지 고마움을 잊지 않고 수시로 전화하고 있다
수원에 거주하는 친구와 전철역에서 만나 친구 집으로 향했다
승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동행하는 사람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삶이 점점 삭막해져 가는 느낌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시내버스 노선을 잘 몰라 택시를 탓다
얼마 전 택시기사가 확진환자여서 택시에 승차한 승객과
부업으로 사진 촬영을 하는 분이라 돌잔치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검사를 받는다는 뉴스가 떠올라 왠지 찝찝하다
친구가 집 앞에 마중 나와 있다.
마트에서 과일을 구입하고 친구 집으로 갔다
혼자 생활하는데 집 안이 잘 정리되어 있다
12시가 넘은 시간 친구는 베란다에서 미리 끓여놓은
삼계탕을 들고 오는데 그 양이 무척 많다
토종닭 두 마리에 옻, 대추, 한약재를 넣었다고 말 한다
코로나로 오랜만에 만남이라 식사하며 소주잔 주고받는데
그 친구는 몇 년 전 병원에서 퇴원 후 지금까지
금주하고 있어 그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해주었다
약 세 시간 동안 나눈 대화 중 아무래도 코로나가 제일 비중이 크고
현재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있고 요즘 우리나라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길게 이어질 것 같다는 내용이고
백신 보다 치료제가 먼저 나와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귀가 할 시간...
옥상에서 채소를 키운다고 말하며,
바위솔과 다육이 나눔을 원해서 몇 가지 가져왔는데...
친구가 옥상 농사 어떻게 짓는지 궁금해서 올라가보자고 했다
옥상에 고추, 상추, 대파, 쑥갓, 오이, 부추, 완두콩이 있는데
한 결 같이 채소마다 잎이 윤기가 철철 넘치고 있다
나는 친구에게 “거름은 어떤 것을 주었는지?” 물으니
“퇴비를 구입해서 막걸리와 물과 퇴비를 섞어서 숙성시켰다”고 말 한다
나는 그 동안 흙, 복합비료, 퇴비를 같이 섞은 후
화분에 담고 비닐을 씌워 약 1개월 숙성시켰는데
아마 숙성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았다
친구에게서 농사짓는 요령을 배운 유익한 날이다
혼자 생활하는 친구가 자신의 의지대로
꿋꿋하게 생활하고 있어 감탄했고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 옻닭을 끓여준 따뜻한 마음에 감사했다
어린애 같은 친구의 순수한 마음씨가
옥상에서 바라보는 청명한 하늘을 닮았다.
- 2020. 06. 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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