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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그냥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세요? / 법상스님

덕 산 2025. 10. 12. 13:08

 

 

 

 

하루 중 '그냥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세요? / 법상스님

 

하루 중 '그냥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아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시간 말고

그냥 있는 시간이 과연 있기는 했었는가 하고 되물어 본다.

 

일을 하고 있거나,

텔레비젼을 보고 있거나,

신문을보고 있거나, 책을 읽고 있고, 공부를 하고 있고,

그것도 아니면 생각을 하고 있거나,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거나, 미래의 계획을 짜고 있거나,

심지어 없는 걱정이라도 만들어 해야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못 견딜 만큼

우리의 정신은 혼란과 번뇌에 익숙하다.

 

당신의 삶을 가만 살펴보라.

이렇듯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었지

그냥 있었던 적이 얼마 없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욕망과 바람이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를 도모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을 때

우리는 거기에 얽매이게 되며

참된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무원(無願)!

아무런 바람이나 욕망도 소유하지 않고 다 비워버렸을 때,

그때 우린 비로소 참된 휴식을 얻을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조용하고 평안한 마음의 평화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욕망과 바람을 버리고 그냥 있어 보라.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저 지금 이대로 다만 존재해보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뒤떨어지는 것 같다거나

좀이 쑤셔서 못 견딜 것 같은 것은

우리가 그동안 그냥 있지 못하고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고요히 내면을 비출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더라도

우린 그 소중한 순간을 온전히 가꾸지 못하고

습(習)에 이끌려 늘 무언가를 도모해왔다.

 

조그만 노력이나 의도가 있어도

그것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참으로 쉬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말고,

그 어떤 바람도 잠시 덮어두고,

성공과 승진은 물론

참선이니 명상이니 깨달음이니 하는 것도 잠시 비워두고,

그저 순수하게 존재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마음에 일 없이 그냥 있어 보자.

 

우리 속뜰이 더 잘 보이고,

더 깊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