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관계의 법칙 / 법상스님
삶이란 관계다. 관계의 끊임없는 연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참된 관계란 과연 얼마나 되는가.
나는 참된 관계를 맺고 있기는 한가.
참된 관계는 참된 인연을 말한다.
참된 관계란 '나'가 끼어들지 않는 것이며,
과거가 또 미래가 끼어들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생각이나 관념이 개입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듯 참된 관계로 상대를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관계 속에서 관(觀) 수행이며 명상이다.
그렇게 차별 없는 맑은 관계를 가졌을 때,
나와 상대는 둘로 나뉘지 않는다.
내 앞에 있는 그 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 된다.
'나'라는 울타리가 걷어지고,
과거나 미래라는 얽매임의 틀에서 호젓하게 빠져나와
시간과 공간의 굴레에서 벗어난 채
나와 상대라는 분별을 넘어섰기 때문에
그는 바로 나 자신이기도 한 것이다.
'나'라는, 또 과거나 미래라는 것이
전혀 개입되지 않는 그런 관계에서는
그 어떤 시비나 분별, 생각이나 판단도 완전히 멈추고 만다.
참된 관계란 아이러니하게도
참된 홀로 있음, 침묵 속에서 형성된다.
외롭고 고독한 내면,
그래서 그 어떤 것도 담겨 있지 않은 텅 빈 내면,
그 내면의 텅 빈 홀로 있음이
우리를 참된 관계로 이끌어 준다.
내 삶의 관계는 과연 얼마만큼의 깨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가 살펴볼 일이다.
삶이란 곧 관계라고 했다.
나의 삶은 곧 내가 맺고 있는 관계를 투영한다.
나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었는지,
얼마나 깨어 있고 지혜로운지를 살펴보려면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얼마나 참된 것인가를 살펴보라.
관계를 맺을 때, 어떤 사람과 교류할 때,
나는 과연 얼마만큼 순수하게 다가서고 있는가.
내가 맺고 있는 수많은 인간관계를 살펴보라.
얼마만큼 진리에 합당했는가.
얼마만큼 내가 사라졌고 과거 미래가 사라졌는가.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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