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미묘한 맛의세계.

덕 산 2024. 5. 22. 09:19

 

 

 

미묘한 맛의세계. 

 

박천복 2024-05-20 07:51:45

 

우리들은 미각을 통해 맛을알게된다 .

미각 (味覺 )은 , 맛을 느끼는 감각이며

침에녹는 화학물질이 주로 혀를 자극하여 생기는

단맛 , 짠맛 , 신맛 , 쓴맛 , 매운맛을 감각으로 느끼게된다 .

그런데 놀라운 것은 , 분명히 , 자극적으로 존재하는 이 맛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사실이다 .

어떤사람의 기호식품이 다른사람에게는 기피식품이 되는게 그 이유다 .

그래서 맛은 주관적이고 개인적이다 .

때문에 모두가 받아들이는 객관적인  ‘맛의기준 ’은 있을수가 없다 .

음식을 만드는 재료의 화학적성분은 객관적인 수치가 있지만

그 재료로 만드는 요리는 맛의 기준이 없다 .

음식의 맛은 , 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더 묘미가 있다 .

수많은 종류의 음식점들이 경쟁하면서도 문을 닫지않는 것은 바로 그맛의 차이때문이기도 하다 .

맛의세계는 그렇게 놀라운 세계이기도 하다 .

빵 .

우리부부는 카이로에가면 반드시 아이쉬 (Aish)를 찾아서 먹는다 .

밀가루반죽을 여인들이 손바닥으로 둥굴게펴서 땅에묻은 화덕벽에

붙여서 구워내는 중동식 빵이다 .

여행객들이  ‘걸레빵 ’ 이라고 부르는 이빵은 따뜻할 때 그냥 뜯어서

먹어도 맛이좋고 , 작게 조각을 내어 그 안에 다른음식들을 싸서먹으면

더 맛이있다 .

그 부드럽고 쫄깃쫄깃한 맛은 잊을수가 없다 .

 

로제타 .

로마의 한 호텔의 아침식사시간 ,

무심코 접시에 담은 모닝롤이 그렇게 맛이 좋을수가 없었다 .

여러호텔에서 아침식사를 해 봤지만 이렇게 맛이있는 롤은 처음이다 .

좋업원에게 물어보니  ‘로제타 ’라고 한다 .

내가 롤의맛을 칭찬하자 그 종웝원은 봉투에 롤몇개를 담아줬다 .

그날 하루종일 다니면서 로제타를 맛있게 먹었다 .

이후 그렇게 맛이좋은 모닝롤은 만나지못했다 .

 

바케트

우리부부는 오래전 프랑스빠리  16 구 빌리에에 있는 프랑스인가정에서

(학교교사 )한달간 민박을 한 일이있다 .

미리 아침식사에는 바게트를 먹었으면 좋겠다는 의사표시를 했고 ,

마담은 퇴근길에 서로다른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왔다 .

빠리의 바게트는 서울에서 먹던 바게트와는 아주 달랐다 .

약간 가늘고 더 쫄깃쫄깃했으며 더 짭짤했다 .

우리는 매일아침 그 맛있는 바게트에 쨈과 버터를 발라 거피와 함께 원도없이 많이 먹었다 .

빠리에서 서울에서담근 김치를 먹을수 없듯이 서울에서 빠리바게트는 먹을수 없다 .

서울바게트는  ‘서울식바게트 ’일 뿐이다 .

 

스파게티 .

로마의 이면도로에 있는 작은식당 , 별 기대없이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

그런데 그 맛은 깜짝놀랄정도였다 .

생전처음 그렇게 맛있는 스파케티를 먹어봤다 .

우리부부는 한접시를 더 시켜 나눠먹었다 .

전에 터키 아다나에서 한 골목식당에서 콩으로만든 스프맛이

너무좋아 세 번이나 더 갖다먹은 일이있었다 .

여행을 하다보면 뜻밖의 정소에서 놀라운맛의 음식을 맛보게되는 경우가 있다 .

 

올리브열매 .

우리는 평소에 집에서도 올리브열매를 많이먹는다 .

맛도 좋지만 영양가높은 음식이기 때문이다 .

스페인의 고도 톨레도 , 이층에 있는식당에서 점심을 먹게됐는데 ,

에피타이저가 올리브 열매였다 .

그런데 그 맛이 놀라웠다 .

그동안 여러나라의 열매를 맛봤지만 이렇게 맛이있는 열매는 처음이었다 .

종업원에게 부탁 , 몇접시를 더 먹었다 .

그후 다시는 그렇게 맛이있는 올리브열매는 먹어보지 못했다 .

 

양고기구이 .

아무래도 우리에게 양고기는 생소한 음식이다 .

국내에서 몇 번 양고기구이를 먹어봤지만 그저그랬다 .

그런데 ,

예루살렘의 아랍인지역 한 지하식당에서 먹어본 양고기구이는 달랐다 .

우선 접시에 담아온 요리의 빛깔이 탐스러웠으며

한점 입에놓고 씹어보니 그 맛이 놀라웠다 .

역시 양약고기구이는 본고장에서 먹어야한다는 생각을했다 .

그후 자주 양고기구이를 먹게됐다 .

 

 

 

 

 

 

 

비프스테이크 .

우리불고기를 먹어본 입에 비프스테이크는 사실 별로다 .

미국 에리조나주 북서부 고원지대에는 유명한 그랜드케년이 있다 .

세스나기는 지평선보다 낮은고도로 계곡속을 비행한다 .

그렇게 도착한 그랜드케년시 .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  ‘비프스테이그 전문 ’이라고 쓰인 간판을 보고

식당에 들어가서  ‘웰던 ’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

식탁에 갖다놓은 스테이크는 우선 빛깔이 좋았다 .

한입 먹어보니 , 전과는 전혀다른 맛이었다 .

비프스테이크를 그렇게 맛있게 먹어보기도 처음이었다 .

그후 어디에서도 그렇게 맛있는 스테이크는 먹어보지 못했다 .

 

짬뽕 .

비가오는 날씨인데도 추녀밑으로 긴 줄이 서 있었다 .

한참을 기다린후 들어선 식당은 우명세에 비해 비좁았다 .

드디어 식탁에 놓인 나까사끼짬뽕 .

뜻밖에 국물은 맑았고 양은 일본음식답지않게 많았다 .

한입 먹어보니 왜 유명한지 알수있었다 .

맵지는 않았지만 정말 맛이있는 , 나까사끼짬뽕이었다 .

 

티 (tea).

이스탄불에 있는 그랜드바자 ,

다리도 쉴겸 변두리에 있는 허름한 찻집에 들어가 티 두잔을 시켰다 .

우리부부는 첫잔을 다 마신후 , 다시 두잔을 더 주문했다 .

티맛이 그렇게 톡특하고 맛이 있었다 .

허리에 곡선이 있는 유리잔에 마시는것도 특이했다 .

 

생맥주 .

하이델베르그 교외 , 아우토반이 멀리 보이는 호텔이었다 .

동네를 구경하려고 산책을 나갔다가 목이말라 눈앞에 보이는 작은가게에 들어갔다 .

생맥주를 마셧다 .

아직까지 마셔본것중 최고의 맛이었다 .

잘 알려지지도 않은 , 뜻밖의 장소에서 최고의 맛을 발견 한다는 것은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

사실 그런게 여행의 재미이기도 하다 .

 

식사의 해방감 .

인도여행중 첸나이를 향하는 중간에서 점심시간이 되어

시골의 작은 음식점에 들어갔다 .

어린 종업원이 가져온 메뉴판은 인도어 ,

그때 옆테이블에서 가족과함께 식사하던 중년의인도인이 손짓으로

자기들이 먹는 음식을 주문하라고 했다 .

먼저 애 하나가 물통을 들고오더니 유리창을 닦을 때 쓰는 기구로 식탁위를 닦아냈다 .

다음놈이 그 위헤 접시크기의 바나나껍질을 갖다놨고 ,

다른놈이 그 위에 불면 날아가는 안난미 밥을 퍼 놓았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은종지 여덟 개를 식탁중앙에 배열했다 .

그리고 그만이었다 .

나는 종업원을 불러 스픈과 포크 ,나이프를 갖다달라고 했다 .

‘없다 ’ 는 것이다 . 기가찻다 .

그때 옆 테이블의 그 남자가 손짓으로 자기의 시범을 보라고 했다 .

우선 밥위에 여덟 개의 종지에서 소스들을 부어놓고 , 오른손으로 비벼 섞는 것이다 .

다음은 가운데 세손가락으로 그 밥을 퍼담고 입에 가져간후 엄지로 밀어 넣는 것이다 .

처음에는 밥을 흘리고 잘 되지않았다 .

그러나 몇번해보니 그런대로 먹을수있었다 .

밥은 맛이 있었다 .

그런데 묘한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

그게  ‘이상한 해방감 ’ 이었다 .

음식을 직접손으로 먹는행위는 우리의 유전자안에 있는 조상들의 방식이다 .

그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

우리가 해방감을 느끼는 이유도 그것이다 .

그건 정말 독특한 체험이었다 .

서양음식에서 모든음식은 스픈과 포크 ,

나이프를 쓰지만 빵만은 반드시 손으로 뜯어먹는다 .

가장 오래된 식사법이 아니겠는가 .

 

맛의세계처럼 다양하고 묘미가있는 세계는 달리없다 .

생각지고 못했던 곳에서 최고의 맛을 만나는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

그래서 여행은 맛의순례이기도 하다 .

 

식욕은 죽음보다 강하다 .ㅡ 서양격언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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