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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 / 이영광

덕 산 2024. 1. 1. 09:25

 

 

 

 

 

1월 1일 / 이영광

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 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몸을 풀고 싶다고,

환히 웃으며 왔다

어제 떠난 사람의 혼령 같은

새 사람이 왔다

삼백예순 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히기로 하고

우선 들이었다

모두 같이 살기로 했다

무얼 머뭇거리느냐고 빈집이

굶주린 귀신처럼 속삭여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