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 淸草배창호소슬바람이 한 소절씩 지나칠 때면취하도록 깊은 울림이라서이 한철만의 산야에는 그윽한 운치가산자락에 눈만 흘겨도 지천으로잔잔히 늘어놓고 있습니다가히 절색은 아닌데도 입동을 지척에 둔오롯이 상강霜降의 찬 이슬 머금은 채티 내지 않아도 차마 삼킬 수 없는고즈넉한 만추滿秋의 사색으로 아낌없이 품은 그리움을 놓고 있는 구절초! 붉게 물든 낙조에 눈시울 붉힌 행간마다 엄니의 여민 하얀 옷고름처럼눈길 닿는 곳마다 흉금 없는 회포를 풀어넘치도록 아련하기만 한 연민의 자태여!갈바람에 이내 떠나갈 사랑이라도 천혜天惠의 꽃머리, 애틋하고도 곱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