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어머니와 세모시

덕 산 2012. 6. 16. 15:35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어머님의 유품이있다.

  보잘 것 없는 물건같지만 나에겐 아주 소중 한 유품이다.

  모시짤때에 사용하는 베틀의 부속물인데

  - 꾸리를 넣고 사용하는 북과

  - 한올한올 모시를 끼워넣어 모시짤때 사용하는 바디와 바디집이다.

 

  크기가 작아서 집안에 두어도 불편함이 없으며,

  어머님의 손길이 닿아 나무가 윤기가 나며 모시에 사용하던

  콩풀이 묻어있어 어머님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유품이다.

 

  서천 세모시는 올이 가늘고 섬세해 여름 옷감 중 최고로 꼽힌다.

  우리 어머니들은 낮에는 농사일 밤에는 모시로 어려웠던 시절

  살림살이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수  확 : 연 3회(1회 : 6월초, 2회 : 8월 중순, 3회 : 10월)

  태모시 중 2회에 생산한 모시를 2수라 부르는데 질이 가장 좋음. 

  모시는 키가 2m 정도까지 자람.

 

  - 태모시 만들기

  껍질을 벗겨 바깥 껍질은 버리고 섬유질로 된 속 껍질이 태모시임.

  이슬에 여러번 적시거나 물에 담가서 파란 물기를 제거하면

  흰색 태모시가 된다.

  이 태모시를 이로 쪼개어 세모시가 되게한다.

   

  대나무로 만든 쩐지에 모시째기 한것을 걸어놓고

  모시째기 한 모시 올을 한올씩 빼어 양끝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손바닥으로 비벼서 연결시켜 광주리에 담는다.

 

 

  모시굿을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실 끝을 통과시켜 날틀에 걸어 

  80올을 만들어 1필 길이를 만든다.

  날기가 끝나면 바디에 끼워 한쪽끝은 끌개에 말아 팽팽하게 한뒤

  콩풀을 벳솔에 뭍혀 이음새를 매끄럽게하고 왕겨불에 말려

  도투마리에 감아 모시 짜기에 적당하게 준비한다.

 

   모싯굿을 씨줄로 사용하는데 나무로 만든 타원형의

   북속에 넣을수 있도록 감는다.

   (모시 올을 북속에 들어가도록 타원형의 감긴 모시를 꾸리라고 부른다.) 

    
   베틀에 날실이 감긴 도투마리를 올리고 바디에 끼운 날실을

   빼어 끼우고 손으로 준비된 북에 담긴 꾸리를 좌우로 번갈아가며

   바디집으로 두드려짠다.

 

   모시 1필 짜는데 3-4일 소요되는 기간 중

   어머니는 컴컴한 석유등잔 불 밝히며

   필모시가 완성 될  때까지 식사도 잠도 제대로 하시지 못했다.

  

   몇 십년 전 옛 날 얘기 같은 이야기지만...

   내가 지금 자식들이 모두 성장해서 사회인이 되었지만

   아이들이 사회생활 할 때까지 과연 나는 내 어머니와 같이

   자식위해 온 몸을 바치며 생활했었는지 

   거실 한켠에 있는 어머님의 유품을 보며 이 따금 생각해 본다.  

 

   - 2004. 8.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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