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산행이나 가까운 곳으로 산책하는 일이 거의 매 주 진행되고 있다.
어제 토요일 저녁에 서울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어 가볍게 산책 할겸해서
수원화성 성곽길을 산책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청명한 날씨 창룡문으로 향하는 돌담길에 회양목이 꽃망울을 제법 터트렸다.
산수유 꽃망울도 제법 노란빛을 띄우고
홍매실도 붉은 빛의 꽃망울을 조금 씩 드러내고 있다.
정조의 효심과 조선 후기의 뛰어난 건축 기법을 살펴볼 수 있는 수원 화성은
우리민족이 자랑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이다.
팔달산의 지형지세를 따라 길게 뻗은 성곽길을 걷다 보면
정약용 같은 실학자가 어떻게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다운 성을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자부심을 갖게 한다.
수원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입구에 들어서니 동물들의 배설물과
바람에 날린 낙엽이 수북히 쌓여 흉물스런 모습이다.
빈 캔과 패트병도 보인다.
많은 일본 관광객들이 창룡문의 단청과 성곽 등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패트병 몇 개 주워서 연무대 쓰레기통에 버렸지만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찿는 수원화성이 이렇게
잘못 관리되고 있어 화가 나고 부끄럽다.
우리가 일본의 왜곡된 역사관을 꾸짖고 위안부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이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지만 일본은 냉담한 반응이다.
모든 일본인들이 자국의 정치인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등록한 세계유산의 관리가 이렇게
소홀한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를 더 얕잡아 보게 될 것이다.
연무대와 방화수류정 중간에 위치한 동암문 안쪽에서 성 밖으로 나가는
성벽 안쪽의 검정색 벽돌의 일부가 떨어져 있다.
성곽주변 청소는 둘째이고 성곽관리까지 허술하다.
수원화성을 관리하는 주무부처가 수원시인지 수원 문화재단인지 모르지만 답답하다.
방화수류정을 지나 화홍문에서 수원천변의 봄을 담고자
수원천 산책로를 따라 남문재래 시장까지 걸었다.
많은 시민이 산책로를 이용해서 운동하고 있다.
곳곳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산책하면서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있다.
정조대왕과 정약용 등 선조들은 후세에 이렇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남겨주셨는데 관리가 소홀해서 안타깝다.
일본 여행갔을 때 일본인들의 의식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주택가 골목길을 이곳저곳 다녀봤다.
예상대로 휴지하나 담배꽁초하나 찿아 볼 수 없었다.
이런 일본인들의 의식과 비교가 되어 더 속상하다.
수원화성에 찿아 오는 외국인 중 일본인이 가장 많다.
우리나라와 외교 갈등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세계문화유산을 잘 못 관리하고 있는 이런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드러내는 게 모욕스럽다.
수원문화재단과 수원시청에서는 하루속히 현장을 답사하고 인력을 투입해서
소중한 수원화성이 관리가 잘 되고 주변이
청결한 모습을 유지해서 국격을 높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 2015. 03.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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