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이 동지 날이다.
동지는 24절기 가운데 22번째로 대설과 소한 사이에 있는 절기로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짧은 날이다.
어릴적 동지 날에 어머니께서 새알심을 듬뿍 넣어
팥죽을 만드시던 모습이 그려진다.
가족이 많아 팥죽 량도 무척 많이 만들어
커다란 질그릇에 담아 대청마루에 두었다.
사기그릇에 담은 팥죽은 장독대 항아리 중 가장 큰
간장독 위에 정성스레 놓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께선 가족의 건강과 집안의 안위를 위해
장독대에 기원하셨던 것 같다.
팥죽만 장독위에 놓으시고 동.서.남.북을 향해서
절을 한다거나 하는 행위는 없으셨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작아서가 아니다.
팥죽을 만드시기 전부터 팥죽을 다 만드셔서
장독대에 올려놓을 때까지 마음속으로
수만 번 기도하셨으리라 생각된다.
동지 날 팥죽을 먹는 것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풍습이지만
장독대에 놓고 기원한다거나 집 주변에 팥죽을 뿌리는 행위는
돌이나 나무 등을 숭배하는 토속신앙인 “샤머니즘”이라고 생각한다.
모성애로 집안의 안위를 위해 바위나 나무 그 밖에
장독대 등에 기원하는 모습은 아름다운 참 사랑이다.
어머님께서 돌아가신지 이젠 10년도 훌쩍 지나버렸지만
동지 날이 가까워지니...
커다란 가마솥에 팥죽을 끓이시던 어머니 모습이 그려지고
팥죽과 같이 먹던 동치미 생각이 떠오른다.
대청마루에 놓은 팥죽은 차거운 날씨에
식으면서 위 표면이 응고되어 간다
이런 팥죽을 몰래 떠먹던 맛이란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스런 맛이다.
지금 어느 음식도 어릴적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음식맛과 비교할 수 없다.
며 칠 후 동지 날이라 그런지...
세월이 흘러도 아련한 추억 속에
지워지지 않는 어머님의 잔상(殘像)이 떠오른다.
인터넷에서 발췌한 팥죽 재료(材料)와 의미(意味)
팥죽을 만드는 재료는
팥, 물, 쌀 새알심이 있는데
팥은 : 태양을 상징하고 이는 곧 불을 의미한다고 한다.
쌀은 : 곡식중의 으뜸이며 모든 빛을 합한 흰색이며,
새알심은 흰색으로 하늘을 상징하며
둥글게 빚어 만든 것은 수 많은 행성을 뜻한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발췌한 동지(冬至)의 유래(由來)
신라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젊은 선비가 살았는데, 사람은 참으로 진실하였으나,
집안이 궁핍하였습니다.
어느 날 과객이 찾아와 하룻밤 묵어가고자 하여
쉬어가게 해주었더니,
다음날 새벽길을 떠나기 앞서 그 과객은 선비에게
서로 친구가 되자고 하였습니다.
그 과객은 선비에게 종종 찾아와 벼를 심으라 하여
벼를 심었더니 벼 풍년이 들고,
고추를 심으라 하여 고추를 심으면
고추 농사가 풍년이 되는 등,
수년 간 많은 재산을 모으게 하여 그 선비를
부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과객은 늘 한밤중에 찾아와서는 날이
새기 전 닭이 울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주인인 선비는 재물은
남부러울 것 없이 많이 모았으나,
세월이 갈수록 몸이 계속 야위어 가더니
마침내 몸이 아파 오기 시작했습니다.
병색이 너무나 심하게 짙어지자,
그 선비는 어느 스님에게 여쭈어 보았는데,
스님은 그 과객이 다시 찾아오면 싫어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 보라 하였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더니 그 과객은 백마의
피를 가장 싫어한다 하였습니다.
젊은 선비는 스님의 말씀을 새겨들은 이후
점점 그 과객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선비는 자기 집의 백마를 잡아
온 집안 구석구석 백마의 피를 뿌렸더니
그 동안 친절하던 과객이 도깨비로 변해 도망을 가면서
선비에게 저주를 퍼붓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 선비는 다시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동지 날이면 이 과객이 잊지 않고 찾아오는지라
젊은 선비가 스님께 해마다 “백마를 잡아서 피를 바를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하고 방도를 묻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그렇다면 팥물이 백마의 피와 빛깔이 같으니
백마의 피 대신 팥죽을 쑤어 그것을 집에 뿌리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동짓날 팥죽을 끊이게 된 유래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2014. 12.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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