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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나날 / 박숙경

덕 산 2025. 7. 4. 06:11

 

 

 

 

폭염의 나날 / 박숙경 

 

합동 조사 결과는 늘 사실을 재확인하는 정도

두루뭉술, 새로울 것도 없는 뉴스를 생산한다

 

벗나무 가지의 매미 같거나

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척이나 하거나

 

사람이어서 미안할 때가 많다

 

서로가 납득할 수 없는

이전과 이후

'묻지마'를 단 사건들이 줄지어 태어난다

 

그럴 때마다 탄생하는 수많은 미봉책들

긴 장마와 유례없는 폭염을 주범으로 지목할 뿐

 

떨어지는 땀방울 위에

떠다녀볼까, 함께 미쳐 갈까

죽으라는 법만큼이나 뜨거웠던 날들

달력의 입추라는 작은 글자에 잠시 기댄다

 

태풍도 가끔은 북쪽에서 온 바람에 막힌다

 

젖어 퉁퉁 분 마음을 난간에 걸쳐 말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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