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구나, 겠지, 감사 생활 수행 / 법상스님

덕 산 2025. 2. 13. 06:58

 

 

 

 

 

구나, 겠지, 감사 생활 수행 / 법상스님

 

괴로움, 슬픔, 외로움 등의 경계들조차 본래부터 그 자체가 '고(苦)'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경계로 인해 나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게 다가오는 어떤  경계도 잘만 돌리면 훌륭한 수행의 재료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순간 순간 다가오는 삶의 경계를 잘 닦아 나가는 일은 너무나도 소중합니다.

오늘은 순간 순간 올라오는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마음 닦기' 수행을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그 어떤 경계를 만나더라도 우선 '~구나' 하고 바라보는 관(觀) 수행이 첫째입니다.

이는 '마음 알기'의 깨어 있는 수행입니다.

둘째로 '~겠지' 하고 올바로 사유하는 명상 수행입니다.

셋째로 '~감사' 하고 크게 긍정하는 긍정 명상입니다.

이는 '마음 나누기' '마음 회향하기'의 깨어 있는 수행입니다.

이 세 가지 마음 수행, 마음 알기. 다루기. 나누기, 마음 관찰하기. 돌리기. 회향하기,

이는 참으로 쉽고도 명쾌한 생활 수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보다 쉽게 다가올 것입니다.

둘도 없는 친구가 내게 욕을 하고 화를 낸다고 생각해 봅시다.

우선 이 경계를 잘 돌리기 위한 첫 번째 수행은 '저 친구가 내게 욕을 하는구나' 하고

다가오는 경계를 가만히 관찰하는 것입니다. ' 욕을 먹으니 마음이 괴롭구나' 하고 

경계에 대한 나의 마음을 알아채는 것입니다.

' ~구나' 하고 관찰하는 것은 너무도 소중하여 모든 수행의 출발이 됩니다.

...

언제나 객관적인 상황과 주관적인 마음을 관찰하는 것은 수행자의 첫 번째 명상 수행입니다.

이는 경계를 올바로 관(觀)하는 팔정도의 정념 (正念) 수행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수행은 '~겠지' 하는 마음입니다. ' 저 상황이라면 저럴 수도 있겠지'

'나라도 저 상황이었다면 저렇게 행동할 수 있겠지' 하고  바르게 돌리는 마음입니다.

이 마음은 모든 경계를 향한 열린 마음이며 넓고 훤칠하여 걸림 없는 마음입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원인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린 인과를 관하기 전에 현재의 '욱' 하고 올라오는 마음에 주로 머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우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그 상황에 처할 수도 있음을 관하고, 저 친구의 행동이 내 마음의 거울일 수 있음을

바로 명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올바로 사유하는 팔정도의  정사유(正思惟)의 실천행이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해야 할 수행이 '~감사' 하는 마음입니다.

'더 심하게 할 수도 있는데 이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감사할 일이구나'

'저 친구의 행동으로 인해 내 마음을 닦을 수 있음에 감사...' 하고 모든 것을

크게 긍정하는 작업입니다.  이 마음이야말로 그 어떤 상황에 처하든 경계를

맑고 향기롭게 돌릴 수 있는  수행자의 참다운 마음입니다.

 

 이런 대 긍정 속에는 내 주위에 닥쳐오는 모든 경계가 바로 부처님의 나툼이며

나를 이끌어 주는 수행의 재료라는 크나큰 구도심이 크게 버티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씩 다가오는 온갖 경계들을 이처럼 돌릴 수 있는 이야말로

진정한 생활 속의 수행자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욱' 하고 순간 올라오는

마음이 너무 크고 괴로워서 수행심을 나약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힘들고 어려우니까 수행입니다. 수행 쉽게 하려는 마음이 '탐심' 입니다.

처음엔 어렵겠지만 계속해서 끊임없이 이처럼 닦아나간다면 우리의 마음은 이내 온갖

경계에 걸림없는 자유인이 될 것입니다.

그 어떤 경계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참 주인이 될 것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