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부르는 노래 / 김영천
9월이 오면
지나가는 이 아무나 붙들고
가슴 뜨거운 악수를 나누자
이유 없이 복받치는 슬픔에 머리를 감던 버릇처럼
지금 가로수들은 모두
갓 씻긴 마알간 자태로 섰다
잽싸게 불어 가는 바람이야
사통팔달 도심을 지난다만
소리 죽여 몰래 돌아오는 저 숱한 소문들
이 때에 사랑은 더욱 깊숙이 감추고
서러운 것들은 하나 둘 떠나보내야 하는지
너는 떨켜를 닫듯 단호히 돌아 앉는구나
이제야 꽃망울을 머물고
시린 계절 내내 꽃을 피워 내는 것들도 있으리니
가자,
가여운 어깨끼리 서로 껴안고
이 서러운 광장을 서둘러 지나자
무슨 상처라 하더라도 오늘은
그냥 감추고
목 매인 이름을 차마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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