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눈 덮인 산사의 밤 / 법정스님

덕 산 2023. 12. 16. 14:32

 

 

 

 

 

눈 덮인 산사의 밤

 

저마다 서있는 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있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 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 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