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다 행복하라 / 법정스님

덕 산 2023. 12. 10. 10:08

 

 

 

 

 

다 행복하라

 

며칠 동안 펑펑 눈이 쏟아져 길이 막힐 때

오도 가도 못하고

혼자서 적막강산에 갇혀 있을 때

나는 새삼스럽게 홀로 살아 있음을

누리면서 순수한 내 자신이 되어

둘레의 사물과 일체감을 나눈다.

 

그리고 눈이 멎어 달이 그 얼굴을 내보일 때

월백 설백 천지백 月白 雪白 天地白의

그 황홀한 경계에 나는 숨을 죽인다.

 

살아 있는

모든 이웃들이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 법정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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