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행복하라
며칠 동안 펑펑 눈이 쏟아져 길이 막힐 때
오도 가도 못하고
혼자서 적막강산에 갇혀 있을 때
나는 새삼스럽게 홀로 살아 있음을
누리면서 순수한 내 자신이 되어
둘레의 사물과 일체감을 나눈다.
그리고 눈이 멎어 달이 그 얼굴을 내보일 때
월백 설백 천지백 月白 雪白 天地白의
그 황홀한 경계에 나는 숨을 죽인다.
살아 있는
모든 이웃들이다.
행복하라.
태평하라.
안락하라.
- 법정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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