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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들녘을 거닐면 / 이재현

덕 산 2022. 7. 27. 13:19

 

 

 

 

 

7월의 들녘을 거닐면 

                       - 이 재 현 -

 

 

7월의 들녘 저편으로 서면

망초 꽃 하얀 웃음소리

한바탕 따갑게 파고들어

피부 깊숙이 아려옵니다

 

콩밭 사래 끝으로

생전 아버지의 발자국과

어머니의 호미 손이 나란히

콩 꽃으로 피어 웃음 짓고

 

어릴 적 놀던 호두나무엔

아이들 주먹만한 호두가

주렁주렁 열려 있고

청설모 한 마리 외롭습니다.

 

실바람불어 가는 곳

잊혀진 기억 저쪽 황톳길로

유년의 친구들 달려올까

자꾸만 뒤 돌아보면

자작나무 숲 낮달 하나

조용히 다가와 옆에 섭니다

 

고향의 들녘을 거닐면

옛 생각이 떠올라

가슴엔 눈물의 강 속절없이

7월의 들녘 저편으로

굽이쳐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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