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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풍경 / 고지영

덕 산 2022. 7. 24. 10:44

 

 

 

 

 

7월의 풍경 

           - 고 지 영 -

 

 

어릴 적

내 고향 남도에 7월이 찾아오면

개떡 쪄 먹는 복날도 찾아옵니다

 

한증막 같은 7월

폭염을 토해내는 태양도 지쳐

소낙비구름 속으로 더위 식히고

 

덜렁덜렁 축 늘어져 떨어질 듯

끌려가는 황소 불알

 

논 길가 버드나무 매미들 호객하는

휘파람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밭 원두막에

잠이 든 주인 몰래 들어가 따 먹고

 

벼락에 맞아 빨갛게 벌어진 여주 씨도

빨아먹고

 

잠자리채 들고 우는 뻐꾸기 잡으러

숲 속을 뒤지다 길 잃고 헤매던 동무들

지금은 다 어디 가고 나 혼자

웬일로 외롭고 쓸쓸하냐

 

희미해져 가는 옛 기억 쪼개어

그 흔적 더듬어 본다

아~그립고 그립던

유년시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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