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풍경
- 고 지 영 -
어릴 적
내 고향 남도에 7월이 찾아오면
개떡 쪄 먹는 복날도 찾아옵니다
한증막 같은 7월
폭염을 토해내는 태양도 지쳐
소낙비구름 속으로 더위 식히고
덜렁덜렁 축 늘어져 떨어질 듯
끌려가는 황소 불알
논 길가 버드나무 매미들 호객하는
휘파람 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노랗게 익어가는 참외밭 원두막에
잠이 든 주인 몰래 들어가 따 먹고
벼락에 맞아 빨갛게 벌어진 여주 씨도
빨아먹고
잠자리채 들고 우는 뻐꾸기 잡으러
숲 속을 뒤지다 길 잃고 헤매던 동무들
지금은 다 어디 가고 나 혼자
웬일로 외롭고 쓸쓸하냐
희미해져 가는 옛 기억 쪼개어
그 흔적 더듬어 본다
아~그립고 그립던
유년시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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