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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소리 / 박종영

덕 산 2022. 7. 23. 11:52

 

 

 

 

 

칠월의 소리 

             - 박 종 영 -

 

 

더운 여름 밭둑에서 웅성거리며

풀꽃 향기 일어서는 소리

무논 고랑에서 붉은 볕 세우고

뜸북새 짝짓기하는 소리

푸르게 너울대는 감나무 그늘에 누워

복동이 불어대는 풀잎피리 가락에

투닥투닥 풋감 떨어지는 소리

 

파랗게 기품 세운 산도라지 꽃에 안기고 싶어

꽃방석 끼고 보채는 순이의 아양 소리

그렇게 분주한 소리 멀어지면

슬그머니 더운 바람 불러들이며

벼포기 꺼끌꺼끌하게 이삭 배는 소리

 

산비둘기 한낮 둥글게 말아가며

어지럽게 우는소리에

먹먹한 가슴 졸이며 풍요한 들녘에 서면,

모두의 생명에 훈훈한 성장을 보태고 있는

청아한 칠월의 바람 소리,

 

그토록 싱싱한 칠월의 소리에 나무랄 데 없이

우리, 겸손해 지고 있다는 세월의 귀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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