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의 햇볕에선
- 고 현 영 -
칠월 중복中伏의 햇볕에선
매운 고추 냄새가 난다.
간질간질, 알 듯 모를 듯한
첫사랑 그 미묘한 고백에
냉정하던 그 애의 모습을 안절부절 바라보던
내 마음에서 부는 바람이 그러했고
공포의 수학시간 그것도 모르냐며 내 엉덩이를 매몰차게 때리던
현규선생의 매에서 이는 바람소리가 그러했고
안되던 가게를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
젖먹이 딸둘을 안고 땅 꺼져라 한숨 내쉬는
마누라를 바라보던 내 마음이 그러했다.
아프고, 맵고, 쓰라리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매운 고추 햇볕이 칠월에는 분다.
죽을 것 같았지만 온몸으로 견뎌낼밖에
하지만 가을은 꼭 오나니
칠월의 햇볕에 달군
가을은 더 땟깔 좋고 영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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