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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의 햇볕에선 / 고현영

덕 산 2022. 7. 20. 09:27

 

 

 

 

 

칠월의 햇볕에선 

                  - 고 현 영 -

 

 

칠월 중복中伏의 햇볕에선

매운 고추 냄새가 난다.

 

간질간질, 알 듯 모를 듯한

첫사랑 그 미묘한 고백에

냉정하던 그 애의 모습을 안절부절 바라보던

내 마음에서 부는 바람이 그러했고

공포의 수학시간 그것도 모르냐며 내 엉덩이를 매몰차게 때리던

현규선생의 매에서 이는 바람소리가 그러했고

안되던 가게를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

젖먹이 딸둘을 안고 땅 꺼져라 한숨 내쉬는

마누라를 바라보던 내 마음이 그러했다.

 

아프고, 맵고, 쓰라리고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매운 고추 햇볕이 칠월에는 분다.

 

죽을 것 같았지만 온몸으로 견뎌낼밖에

하지만 가을은 꼭 오나니

칠월의 햇볕에 달군

가을은 더 땟깔 좋고 영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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