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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쨍한 칠월 / 박희홍

덕 산 2022. 7. 11. 09:24

 

 

 

 

 

쨍쨍한 칠월 

            - 박 희 홍 -

 

 

뜀박질로 힘껏 내달리는

칠월의 여름

대지의 색깔과

시원스레 부는 바람은

온통 파란빛 웃음으로 덧칠한

명주실 같은 하얀 바람

 

이글거리는 태양을

따깜질해

산야에 골고루 분칠 하니

맛깔나게 열매는 익어가고

추억의 보따리엔 그리움을 담지만

 

한 달여 비가 내리지 않아

갈증이 나도

바람은 누군가를 붙잡고서

소곤대기만 하는지

비구름을 데려올 때를 놓쳤나

 

열대야로 잠 못 든 아이

윙윙거리는 모깃소리가

자장가 소린 줄 알았다가

주삿바늘에 따끔하게 찔렸나

자지러지더니 이내 잠든 고단한 밤

 

곱게 단장한 머리채를 풀어헤치듯

시원한 한줄기 소낙비가

지친 칠월의 여름밤에 노래 부르니

로또라도 당첨된 양 그저 반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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