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 서문원바오로
하얀 혼인 예복
곱게 차비하고
매끈한 허리에
안옷도 빛나는 백색
온갖 꽃 피는 시절
끝자락 우아하게 펼쳐
절세가인絶世佳人
빼어난 매무새런가
그런데 그 정기는
결코 가볍지 않아
지는 순간까지도
단정하려 애쓰는구나
그처럼 삶의 여정도
어여쁘게 살다
부끄러운 모양
쉬 보이지 않고
고요하게 기도하며
하느님께 간다면
너무나 좋을 텐데
우리네 세상살이
녹록하지 않아
성덕 어찌 이루랴마는
지나간 여러 날들
고된 박해에도
한결같은 사랑
굴하지 않는 신앙
한 떨기 꽃 되어
하늘나라 올라간
절세가신絶世佳信
아름다운 분들이여
속되지 않은 하얀 꽃
백목련 바라보며
님들 모습 새기고
그 향기에 취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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