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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연가 / 서문원바오로

덕 산 2022. 4. 18. 10:59

 

 

 

 

 

진달래꽃 연가

             - 서문원바오로 -

 

 

산비탈 그늘 진 자리

한 무리 연분홍 꽃

수줍게 피어 있어

 

님이 오신다 하여

새잎도 돋기 전

일찌감치 나왔느냐

 

아니 그분이 떠난다기에

황망하여 옷고름 여미다

버선발 뛰어나왔는가

 

분홍빛 꽃잎아

너를 보노라면

아쉬운 사연들

점점이 떠오르는구나

 

그날 급작스레

님을 보내니

참담한 심정아

해는 부서지고

땅은 무너져 내려

 

이제 다시 만난 기쁨

실감나려 하건만

그분은 기약없이

먼길 홀로 가신다 하여

 

 

 

 

 

 

 

당신은 매정한 님

연분홍 사연들

겹겹이 뿌린 꽃길

그마저 밟고 오르시나요

 

그렇게 떠나려면

그리운 마음까지

모조리 가져가소서

 

아,님 보낸 동산

분홍색 꽃잎도

남김없이 떨어져

휑한 가슴 바람 드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마른 가지가지에

파란 싹 내밀어

 

그분께서 남겨 놓은

소생의 희망인가요

언젠가 만나자는 징표런가

 

아직 이른 봄날

실바람에 흔들리는

진달래꽃 바라보며

 

오랜 그리움의 연가

하늘나라 재회의 소망

님의 전에 띄우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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