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생긴대로 사는게 가장 편하다.

덕 산 2019. 6. 11. 12:44









 

박천복(yor***) 2019-06-10 10:08:08

 

지금 나는 직장에서 정년퇴직한후 노후생활 20년차의 80대 초반의 노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세대 모두가 같이 겪었던 

파란만장한 내 생애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인것 같다.

거기에는 분명 어떤 이유가 있을것이다.


그래서 찬찬히 생각해 봤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개인의 성격, 성향이라고 판단된다.

성격은 각 개인에게 특유한 감성, 의지, 행동등의 경향이며 

성향은 성격상의 경향이나 기질이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의 취향도 포함된다.

기질은 어떤 사람에 나타나는 특유의 성질인데 이 모든 단어들을 합하면 한 개인의

개성(個性)이라고 정의할수 있다.

개성의 다른말이 곧 생긴대로의 자기모습이다.

개성은 각 개인의 고유한 특성이며 언행으로 나타난다.


지금의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그건 전적으로 생긴대로 살고있으며, 또 살았기때문에

받는 보상이라고 말할수 있다.

평생을 통해 개성적인것 때문에 부딪히고 부딪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생긴대로 살았기 때문에 얻은 평안이기도 하다.







그래서 스스로 내 성격과 취향을 차분히 정리해 봤다.

노후를 준비하는 분들이나 이미 노후를 살고계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하는 기대도 있다.

우선, 나는 남과나를 비교하지 않는다.

따라서 상대적인 박탈감도 거의 없는편이다.

일부러 그러는것이 아니라 내 성격이 그렇다.

말하자면 생긴대로 사는것이고 그만큼 편한셈이다.

유행에 둔감한 편이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는다.


시계는 시간만 잘 맞으면 되고, 차는 잘 굴러가면되는

본질을 중요시 하지 겉모양은 별로 따지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마음편하게 산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전혀 변하지않은 성격이 있는데 그게 호기심이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호기심이 남보다 강한편이다.


색다르거나 신기하거나 이상한것에 대해 그 정체나 

내용을 알고싶어하는 마음이 호기심이다.

나는 나이가많은 지금도 하루에 사전을 들춰보지 않는날이 없다.

국어사전, 영한사전, 한영사전, 백과사전은 물론 옥편까지 뒤져본다.

당연히 여러가지 사전류도 많이 가지고있다.

검퓨터 검색은 대영박물관에서 미의회 도서관까지 섭렵한다.

내가 독서광이 된것도 따지고보면 호기심때문일 것이다.

우리 며느리는 책을 좋아하는 시아버지를 위해 연간240만원의 예산을 책정

매달20만원씩 내 계좌에 넣어준다.

그래서 나는 사고싶은 책을 거의다 사서 읽는다.

신간기준, 전에는 연간 100권 이상을 읽었는데 요지음은 

눈이 쉽게 피로해서 60권 정도로 줄였다.








책을 읽으면 몰랐던것을 배우고, 깨달음을 얻고, 정신의 부자가 된다.

정신적으로 영원한 젊은이로 살수있다.

내게는 평생학문이 있는데 그게 문화사다.

역사와 인류문화를 아우르는 이 분야는 깊고 넓어서 

사람을 크게 키우고 무게를 더해준다.

그래서 늘 다른분들에게도 평생학문으로 문화사를 선택하라고 권한다.


이제 좋은내용으로 읽기쉬운 문화사 입문서 세권을 추천한다.

1.3의 침팬지. 재러드 다이아몬드. 김정흠 역. 문학사상사.

2.진화의 종말. 폴 에얼릭, 앤 에얼릭. 하윤숙 역. .

3.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새드볼트, 로저 햄프슨. 김명주 역. 을유문화사.

다른 하나는 의도적으로 파고든 분야인데 그게 맑시즘이다.


솔제니친의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 에서카나다주재 소련대사였던 

야코블레프의 '공산주의 종언' 까지 내가 그동안 읽은

책들을 쌓아놓으면 내키를 훌쩍 넘을것이다.

지금 청와대에 앉아있는 아류들이 생각하는 수준을 

경멸하는것은 그만한 밑천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스팔트에서 돌을 던지느라 마르크스의 

'자본론' 근처에도 가 보지못한 가짜들이다.

그래서 더 위험하기도 하다.

나는 성격과 기질에서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

가장선호하는 작곡가는 바하와 베토벤이다.

바하의 무반주첼로모음곡과 베토벤의 피아노삼중주 대공

그리고 말러의 1번교향곡 타이탄을 자주듣는다.

바하의 골드베르그변주곡은 앙따이의 챔발로 연주로 자주 듣는다

나는 듣기만 하는게 아니라 악기로 연주도 해 본다.








바하의 무반주첼로모음곡 1번의 미뉴엣을 내 첼로로 6개월넘게 연습

연주해 본것도 정말 큰 기쁨이었다.

클라리넷으로는 모짜르트의 클라리넷협주곡 2악장의 

아름다운 주제를 연습, 연주해 봤다.

내가 음악을통해 얻는기쁨과 행복은 다른것과 바꿀수없는 가치이며 

노후생활을 지탱해 주는 큰 기둥이기도 하다.

말솜씨와 글재주는 타고난다고 한다.

나는 지금도 계속해서 글을 쓰고있다.

매주 한번씩 블로그에 올리기위해 글을쓰는 작업은 힘들고 

된작업이지만 그 자체가 보람과 즐거움이기도 하다.

성격상 글쓰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기도하다.

글의 내용과 정확도를 높이기위한 자료수집과 연구는 생각보다 어렵고 힘들다.


자기가 좋아하지 않으면 할수없는 일이다.

나는 글을쓰면서 스스로 성장하는것을 느낄수 있다.

그래서 내 정신을 늙지않고 젊음을 유지할수 있다.

결국 독서와 글쓰기는 같은 뿌리라고 할수있다.

나는 인천출신이고 인천에는 창영국민학교와 동산중학교가 있다.

류현진을 배출한 도시이고 학교다.

지금도 류현진이 마운드에 서는날은 새벽2시에도 일어나고 

식사시간과 겹치면 밥먹는것을 포기할 정도로 야구광이다.

학생시절, TV는 없었고 조그만 라디오로 야구중계를 들으면서 

스스로 도표를 만들어 경기내용을 기록까지 했었다.








그때의 스타는 단연 김응룡 선수였다.

지금 내 서재에 편히앉아 MLB의 경기실황중계를 시청하는것은 

노후생활을 즐기는 특혜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그만큼 좋아진것이다.

나는 학생시절 마라톤과 배영장거리 학교 대표선수였다.

그리고 브라스밴드의 악장이기도 했다.

스포츠와 음악을 그만큼 좋아했다는 얘기다.

평생 걷기운동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나는 평안북도 강계사람이고 아내는 평안남도 진남포다.

니북사람들은 집과 옷보다는 먹는것에 중점을 둔다.

우리부부는 맛집을 찾아다니고 또 적당한값에 맛이있는 집을 자주 드나드는편이다.

시도락은 특히 노인들 에게는 중요하며 단백질섭취에 신경을 써야한다.

곰탕집과 막국수집에서는 고유한 우리식당의 분위기를 즐기고

고급파스타집 에서는 유럽의 분위기를, 그리고 9블럭에서는 진짜 커피를 마신다.


나는 부자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손을 벌릴만큼 옹색하지도 않다.

내차타고 먹고싶은 식당에 다닐정도면 만족해야한다.

이점 노후생활에서 깊이 감사하고있다.

늘 하는 말 이지만 최소한 수입에서 30%는 저축해야 가능한 일 이기도 하다.

노후는 준비하는 정도에따라 그 삶의질이 결정되는데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

깊이 명심해야한다지금 우리나라 노인들의 46%가 빈곤층이다.

지금까지 정리해본 내 개인의 개성은 여러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그 총화(總和)는 결국 서재로 압축된다.

노후를 사는 노인에게 남여불문, 서재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준이다.

사람이 나이들면 가장 오랜시간 있게되는 물리적공간이 바로 서재다.

그래서 그 안에는 정말 내게필요한 모든것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서재가 없는 노후는 등뼈가 없는사람과 같다.

나는 내 서재를 사랑하고 늘 무엇인가를 더 채우려고 노력한다.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는 성격결코 매마르지않는 호기심,

책읽고 글쓰는 일을 즐기는것음악을 사랑하는 정열,

스포츠를 가까이 하는 접근성,

그리고 식도락은 지금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구체적인 조건들이다.


끝으로 꼭하고싶은 말은,

언제나 모든일에 감사하고 겸손하자는 것이다.

그게 행복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

명랑한 사람은 장애인이 되어도 명랑하고

꼬인사람은 부자가 되어도 꼬여있다.비포선셋중.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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