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어찌 할 수 없는 것

덕 산 2019. 2. 18. 12:18

 

 

 

 

 

 

 

구흥서(khs***) 2019-02-17 11:03:35

 

남녘에선 벌써 꽃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와 찬바람을 맞으면서도 봄이 오고 있다는 기대가 크다.

햇살이 제법 따스해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 얼마나 반가운 가 새삼 하늘을 올려 다 보았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고마움을 더해가는 것을 보면

세월이 변하고 문명이 발전을 해가면서 인간이 살아야 할 쾌적한 자연이

소실되어 가는 것이 점점 두렵게 느껴지고 있다.

 

집 앞을 흐르던 청미천에는 이름처럼 맑은 물이 흘러 발을 담그면 발위로 햇살에 비춰진

물그림자가 아롱아롱 지나가고 송사리 떼가 무심히 지나기도 했었다.

모래 속엔 모래무치 들이 달아나 숨기도 했고 발가락을 간지르기도 했었다.

 

모든 것이 다 편리 해진 지금생각하면 오래된 영화 필름을 돌리어보듯 가물거리는 기억의

파편 속에서나 존재하는 모습이다. 약수터를 오르는 개울가에 버들강아지가 뽀얗게 꽃잎을 키우고

얼음장아래 졸졸 소리를 내며 얼었던 샘물이 소리를 내며 흐르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이 오고 있다

 

기지개를 켜려 팔을 들면 언제부터 인가 어깨의 근육이 굳어 제대로 팔을 올리지도 못하고

"으그그그.." 신음소리를 낸다. 겨울동안 활기차지 못한 생활을 해서 일 것이다.

전원주택 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간 손윗동서가 런닝 머신을 들여 놓았다고 해 보러 갔었다.

젊었을 때는 아파트엔 갑갑해서 싫다 하던 동서가 아파트를 고집한 것 역시 나이 탓이다.

 

어제 신문에 95세 된 노인의 운전부주의로 애매한 30대 여성이 사망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손윗동서가 이봄 80 이 된다며 소유하고 있는 차를 팔기로 했다고 말했다. "답답하지 않겠나?" 물었더니

보험료와 가끔 씩 관리하는 비용으로 택시를 타거나 단지에 들어오는 버스를 이용하면 맘이 편하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나이를 먹는 게 두렵고 무섭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이 듦은 많은 것을 경험하고 스스로 자연 속으로

회귀 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 생각 한다. 자연의 순리를 이해하고 자연과 타협하여 이익과

불이익이 있어도 많이 따지지 않아도 되는 그러한 시기이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 역시 출, 퇴근 을 하는 길 위에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긴장을 하는 것이 느껴져 그 나이가되면 스스로 다른 방법을 찾아 볼 것이다.

 

 

 

 

 

 

봄은 언제나 같은 시기에 다가오고 또 같은 시기에 지나간다. 그것 역시 자연의 이치를 사람들이 이름을 짖고

붙여 삶속에 계절의 특성을 기억하며 삶의 기본 바탕을 만들고 있는 것이기에 매번 차가운 겨울을 지나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인 봄을 기대하고 그리워하는 것이다. 봄도 지나고 여름도 지나고 가을도 지나고 차가운

겨울로 접어드는 삶의 시간표 속에 터득한 것은 변하지 않는 자연의 섭리를 거역하지 말고

타협해가며 살아야 한다는 자연의 충고라 생각한다.

 

노을빛으로 물드는 하늘을 즐겨 바라보며 짖게 물드는 노을빛 속으로 내 영혼이 스스로 물들어가는 것이

느껴져 놀라기도 하지만 거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위에 올려 진 나무잎 같은

가벼움으로 조금씩 일렁이는 자신을 다독인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은 넓혀놓고 지나친 집착조차 흩날리는 바람 같다고 생각함에

삶 속으로 밀려오는 고독과 무너져 내리는 시간의 굴레에 서 잠시 멈추고 사색함이 대견하다.

 

살아온 시간은 어쩌면 힘껏 시위를 당겨 쏘아버린 화살 같다. 아침을 열면 어느덧 어둠이 있는 저녘이 되고

겨울인 듯 했는데 꽃소식이 들리는 봄이다. 앞으로 밀고 오는 시간 속에 세상의 파도가 잔잔하면 좋을 것이지만

거칠게 포효하듯 들이닥치는 파도라면 감당할 수 없이 너무 두려울 것이다.

 

마주한 시간 앞에서 터놓고 대화를 소곤 거리 듯 말할 수 있음은 세월이 준 축복이다. 힘껏 울부짖기엔

기력이 다했지만 이제 남겨진 시간 속에 스스로를 다독이며 맘껏 숨을 들이킬 수 있고 꽃 망을 가득 달고 선

매실 나뭇가지를 바라봄도 행복이라 생각하며 자연 앞에서 겸손해 지려한다.

 

보이지 않아도 바람이 풍경을 흔들어 소리 내듯 우리도 남겨진 시간을 맑고 아름다운 생각으로 스스로를

치유하고 달래며 꽃향기에 물들일 시간을 남겨 놓아야겠다. 희망의 봄이 오고 있다. 이봄 부디 바라는 것은

나라의 안녕과 경제안정 국론분열이 아닌 화합과 사랑으로 배려하는 국운이 힘찬게 도약하고 모두의

저녘이 행복한 그날을 위해 두 손 모으고 기도한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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