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평

'FTA 폐기' 트럼프의 속내… 협상용인지 진짜인지 불분명

덕 산 2017. 9. 4. 14:05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김승범 기자

입력 : 2017.09.04 03:05 | 수정 : 2017.09.04 07:53

 

트럼프, 최근 협의 진전 없자 화를 많이 냈다는 얘기 나와

각료들은 '무역전쟁 자제' 의견우리 정부 "열린 자세로 협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언급한 2(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 간 전화 통화를 한 바로 다음 날이다. 양국이 북핵과 미사일 도발에

공조해 대응해야 할 위기 상황에 무역 관련 초강경 발언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트럼프 대통령이

·FTA 폐기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일 백악관에서 참모들과 회의를 열 것"이라며

"정말 FTA를 폐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 전략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에 비춰보면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엄포용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멕시코·캐나다와 재협상을 벌이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서도 지난달 17일 첫 번째

협상이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터에 폐기 가능성을 언급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운동 당시부터 탈퇴하겠다고 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실제로 탈퇴했고,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한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도 강행했다는 점에서

엄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일 혹은 더 이른 시간에 한·FTA 철회 의향서를 보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FTA 특별 공동위원회에서 FTA 개정 협상을 즉각

시작하자는 미국 요청을 거부하고 "FTA 경제적 효과와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에 대해

조사·분석·평가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이에 대한 백악관의 기류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첫 번째 한·FTA 협의 후 전혀

진전이 없어서 화를 많이 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백악관과 각료들은 한·미 안보 공조에 해를 끼칠 '무역 전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한·FTA 협의를 시작한 후 2주일 만에 미국에서 초강경 발언이 나오자

당황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철저히

대응하고 열린 자세로 협의해 나갈 계획"고 밝혔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對美) 수출 규모는 전체 수출의 13.4%였다.

- 출 처 : 조선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