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서천군 서면에 위치한 방파제 주변에서
5월 16일부터 광어 축제가 열리고 있다.
손위동서 내외분이 식당과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금년은 지난번 모 방송국에서 고래선충에 대해서 방송한 이후
광어회 소비가 없어 산지가격이 폭락하고 손님도 뜸하다고 했다.
오늘 일요일 광어회도 먹고 바닷바람도 쐬고 오고 싶어서
동서네 식당을 다녀 올 계획이었는데....
토요일 저녁 처형한테 전화가 왔다.
월하리라는 마을에서 어촌체험을 진행중인데 조개가 많으니
저녁에 와서 자고 아침 일찍 물이 빠지는 06시에 현장에 가서
조개를 캐 가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뙤약볕에 조개 캐는 일이 중노동이라 생각되고 어촌계에서
입장료를 받는다고 해서 그 돈으로 편하게 사서 먹으면
어떻겠냐고 집사람에게 질문하니 가서 많이 캐고 싶다고 말하여
초저녁에 출발해서 밤늦은 시간에 도착하였다.
동서가 안내해준 월하리 마을은 바닷가에 어촌계에서 넓은 주차장을
만들고 바닷물과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1인당 입장료가 5,000원이며, 장화 또는 조개 캐는데 필요한 도구를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동서네에서 필요한 도구를 다 가지고와서 통제실에서 들어가도 좋다는 안내에
따라 지정된 장소에서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동죽이라고 부르는 조개가 호미로 한 번 모래를 파고나면 몇 개씩
나오고 있다. 많이 나올 때는 8개도 나왔다.
동죽은 바지락이나 대합의 맛보다 좀 떨어지고 많은량이 시장에 나와
가격도 저렴하다고 한다.
그래도 자연산이고 속살이 통통하게 꽉차서 맛이 괜찮다는 평이다.
손쉽게 많이 캐니 기분 좋은데 두서너 시간 작업에 50키로 정도를
캤다. 주차장까지 옮길일이 걱정이다.
주차장 주변에서 폐천막과 몇 미터의 로프를 주워서 천막을 끈으로 고정시키고
천막위에 조개를 한 자루씩 올려서 갯벌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물이 빠진 갯벌에 20키로 정도 무게를 끌고 나오는게 힘든 노동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바지락도 캐고 동죽은 나눠먹을 정도로 많이 캐서 만족스럽다.
월하리언촌체험에 입장한 사람이 줄잡아 600명 이상으로 보인다.
전국 곳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월하리 주민의 훌륭한 아이디어가 성공한 어촌체험장을 만들었다.
아침식사도 하지 않고 체험장으로 가서 무척 시장하다.
광어회를 먹으며 요즘 고래선충 때문에 광어가격이 폭락해서 어민들은
물론이고 식당들이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으로 검색해봤다.
고래회충은 알 형태로 떠다니다 먹이사슬을 거쳐 고래에 최종 도달하는 기생충으로,
감염된 물고기를 날것으로 먹으면 위벽을 뚫고 들어가 복통, 구토, 위경련 등
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필로메트라는 선홍색을 띤 가늘고 긴(3∼30cm 이상) 기생충으로,
봄에서 초여름에 주로 발생하는데 선충은 담수에 넣으면 곧바로
죽기 때문에 식중독 등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예방법은 고래회충은 60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내에 죽고,
영하 20도 이하의 온도에서 24시간 동안 냉동 보관해도 죽는다.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신속히 내장을 제거해 해야 하며,
신선도가 떨어진 어류는 충분히 가열·조리해 먹으면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한다.
검색내용을 요약하면 생선의 내장을 제거하고 신선도가 떨어지는
생선을 끓이는 요리로 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다.
모든 보도가 다 그렇듯이 방송에서 보도되면 그 진위여부를 가리지 않고
시청자들은 부정적으로 받아드리기 때문이다.
크게 염려할 정도가 아닌데 생선가격이 폭락하고 식당에서 회를 주문하지
않는다고 하니 국민들에게 기생충에 대해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래선충에 대한 예방이라든지 조리 방법까지 방송을 같이했으면
피해를 최소화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동죽과 바지락을 꽤 많이 집으로 가져왔다.
집사람은 염수물을 만들어 동죽과 바지락의 모래를 제거하기 위해 담가놓았다.
이틀정도 염수에 담가놓으면 다 토해낸다니 신기하다.
오늘 어촌체험으로 좋은 하루를 보냈다.
살며 이런저런 경험들이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준다.
- 2015. 05. 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