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벌 초

덕 산 2012. 7. 9. 16:04

 

 

 

 

 

 

휴가를 이용하여 부모님 산소 벌초하고 왔다.

6월 초에 아버지 어머니산소 벌초했는데....

하절기라서 왕성하게 잔디와 잡초들이 자랄 시기인데....

2개월이 다 되어 좀 늦은 것 같다.


휴가철이라 차량이 많을 것 같아 좀 일찍 출발하여

한낮 기온이 높은 시간을 피하면서 벌초 할 욕심이었다.

예상했던 것 보다 차량이 적어 수월하게 내려갔다.


시골집은 20여년 전 부터 아무도 살지 않고 비어있다.

훌륭하게 지어진 목조건물이라 그런지 관리하지 않는데도

그런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년 중 몇 차례 집 주변에 제초제를 뿌리는 정도인데....


집에 내려 갈 때마다 부모님의 손때가 묻어있는 농기구와

생활용품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

소품들을 볼 때 마다 부모님이 떠오르고 무척 그리워진다.


여러 형제가 이 집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부모님께서 몇 십 년을 생활하시던 터전인데...

좀 소홀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퇴직 후에 고향에 내려가 생활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는데...

아직은 시기적으로 좀 이르고 마나님이 반대하고 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사촌형님께서 당질들과 같이 벌초하려고 내려오셨다.

예전에 낮으로 벌초할 떼에는 1년에 추석 전에 1회만

벌초했었는데... 요즘엔 예초기가 있어서...

낮 질하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예초기를 사용할 수 있어

년 중 몇 차례 벌초를 한다.


부모님 돌아가신지 10년이 가까운데....

돌아가신 후 매년 세 차례 씩 벌초를 했다.

살아계실 때 효도해야지 돌아가신 뒤

산소를 찿아 자주 벌초한들 아무 소용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자식 된 도리를 하고 싶어 매 년 세 차례 씩

거르지 않고 벌초를 하였다.


사촌형님과 부모님 산소 벌초를 마치고

당질들이 할아버지, 백부.백모님 산소의 벌초를 시작해서

같이 벌초를 마쳤다.

비를 맞으며 벌초를 마치니 속 옷까지 비와 땀으로 젖어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가볍다.


조부님 산소와 백부님 산소의 벌초는 몇 년 만에

사촌형님과 당질들과 같이 했는데.....

모두 생활이 바쁘다 보니 산소를 찿는 날자가

일정하지 않아 만나지 못하고 서로가 따로 벌초를 했었는데....

금년엔 같이하게 되어 무척 반가웠다.


어제 벌초하고 귀경 길 고속도로가 정체되어

힘들게 집에 도착했는데...

그 여독인지 오늘... 좀 피곤하다.

그러나 자식 된 도리를 하고 온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201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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