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을 넘나든다
- 淸草 배창호 -
언 강물도 풀린다는 춘삼월
잠의 굴에서 깨어나는 개구락지도
새 세상으로 향하는 동참의 대열에 들고
파르르 눈치만 보고 있는 남새밭에도
길목에 들어선 봄빛이 아른거리는데
엉거주춤한 행보에 짜증 낼 만 할 테지만
꽃샘의 포박에서 풀려난 여린 풀잎이
긴 숨 내쉬며 화들짝 야단을 이룬다
성급하게 내민 초록이야 애당초
얽매이겠다는 생각이 없을 뿐이겠지만
도처에 시기와 질투가 빈번한데도
돌아가는 판세를 읽지 못하였으니
아무리 시작이 꽤 근사했으면 뭘 하나,
그리 녹록하지 않다고 귀띔해 주었건만
굴곡의 미학을 염두에 새겼더라면
그런 이치 하나쯤 알만도 한데
새벽녘 추적이는 소리에 봄비인 줄 알았는데
진눈깨비 도담하게 산수유 망울을 입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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