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고샅길 봄빛 / 淸草배창호

덕 산 2015. 3. 9. 13:43

 

 

 

고샅길 봄빛 

            - 淸草배창호 -

 

필까 말까

앙다문 체 재고 있는 갯버들

엊그제 귀밝이술에

해롱대다 눈이 튀어나올만한데도

걸치기에 부담스런 빛살에 게슴츠레 늘어지니

골바람조차 시침 뚝 따고

졸졸 깨어난 실개천에 입맞춤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봄바람 난

남쪽 가지에서부터 물이 올라

좁쌀 이룬 꽃망울이 수더분히도 참 곱다

시나브로 미혹에 시달리게 될지 몰라도

보송한 간지럼이 소름일 듯

몽글 피기만을 확 수 고대하는데

 

까칠한 임의 마음 쏙 빼닮아

아직은 이르다고

내숭으로 촉을 더한다지만

첫 사랑이 원래 서툰 것이라서

이내 보란 듯이

빠져들 동공이 될 터인데

하마 조곤히도 못 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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