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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애無涯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5. 2. 26. 14:56

 

 

 

 

 

 

 

무애無涯 

        - 淸草 배창호 -

 

 

더불어 산다는 건 오직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해서 되는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분별이랍시고 가늠할 수 없는 선을 그어 놓고

겨울밤 찬 서리쯤이야 객기를 부린다

 

한기에 비틀거리는 틈새에도 생명이 잉태되듯이

때론 그리움하나 달랑 메고 길손이 되어

길들여지지 않은 틀 안에 갇힌 외로움이 될지라도

방자한 무지를 빗댈 수는 없어

참이란 거울로 분수를 가릴 줄 안다면야

 

진저리 치는 세륜歲輪이 덧없다 한들

쪽빛에 동동 떠다니는

무심한 달을 보고 있노라니

무애의 마음하나쯤 걸어두고 싶은데

부질없는 욕심일까

 

동녘의 햇살은 너무 곱게 피어서

떨림이 일어 전신을 요동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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