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애無涯
- 淸草 배창호 -
더불어 산다는 건 오직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해서 되는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는데
분별이랍시고 가늠할 수 없는 선을 그어 놓고
겨울밤 찬 서리쯤이야 객기를 부린다
한기에 비틀거리는 틈새에도 생명이 잉태되듯이
때론 그리움하나 달랑 메고 길손이 되어
길들여지지 않은 틀 안에 갇힌 외로움이 될지라도
방자한 무지를 빗댈 수는 없어
참이란 거울로 분수를 가릴 줄 안다면야
진저리 치는 세륜歲輪이 덧없다 한들
쪽빛에 동동 떠다니는
무심한 달을 보고 있노라니
무애의 마음하나쯤 걸어두고 싶은데
부질없는 욕심일까
동녘의 햇살은 너무 곱게 피어서
떨림이 일어 전신을 요동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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