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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無知 / 淸草 배창호

덕 산 2015. 2. 24. 09:46

 

 

 

 

 

 

 

무지無知 

         - 淸草 배창호 -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도

 

얽매임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처럼

모두 분별의 굴레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앞뒤 생각도 없이

사려 깊지 못한 무의식이

아집으로 똘똘 뭉쳐 행간을 잃었으니

진국이라는 참사랑도 모를 수밖에

바람 빠진 풍선 뒤꽁무니 빼듯 나앉아

짐짓 눈에 보이는 게 허당인데

세뇌당해 휘둘리고 있음에도 모른다는 것은

허물이고 책잡힐 일이다

 

마음 벽 쌓지 말라는

양식의 소리에 귀 기울어야 함에도

틀에 박힌 관념이 터부시를 일삼고

갈팡질팡 지혜롭지 못한 탓만 나무란다

가만 생각을 돌이키면

말장 도루묵일 것 같아도

눈먼 사랑도 아름답긴 매한가지인데

억구億舊스럽게도 아는 게 없어

낙조에 서성이는

흠결 많은 이내 마음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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