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휴가이야기

덕 산 2013. 8. 1. 15:20

 

 

 

 

 

 

어제부터 주말까지 5일간 휴가 기간이다.

지난 주 일요일 부모님 산소에 두 번째 벌초를 하고 와서

휴가 기간 중 특별한 일이 없어...

 

어제는 그 동안 미뤄 왔던 베란다의 보일러 주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마나님이 모셔놓은 그릇들을 “이것 사용하는 것이냐? 버려도 되는냐?”

라고 물으며 일부는 다른 장소로 옮기고 일부는 버리는 작업을 했다.

 

두 서너 시간 움직이니 기온은 높지 않았지만 땀으로 옷이 흠뻑 젖었다.

평상시 주말을 이용해서 정리해도 될 일인데...

주말엔 괜시리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휴가기간에 마무리되었다.

 

아이들이 어릴적엔 휴가 때 피서가는 일이 연례행사와 같았는데...

결혼한 딸은 이제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손주를 데리고

남이섬에 다녀왔다고 한다.

딸아이가 이제 엄마가 되어 부모 노릇하고 있다.

 

오후에 가까운 사찰에 다녀왔다.

지난 주 고향에 다녀오느라 2주 만에 찿은 사찰엔 나리꽃과 백일홍이

곱게 피어있다. 초가을에 피는 개미취도 벌써 돌담 밑에 곱게 피어

수줍은 미소로 나를 반긴다.

 

사찰 경내 한 켠에 자리한 음료자판기 앞 테이블에 앉아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을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회사 재직 시 상사로 모시던 분께서 변호사사무실 사무장으로

 10여년을 근무하셨는데 7월 말일까지 출근하신다고 엊그제 전화 주셨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이 말일인데 잊고 지날 뻔 했다.

평일에 만나 뵙는 것 보다 휴가기간에 만나 뵙는 게 더 여유롭고

맘 편하게 만날 수 있어서 전화 드렸더니...

시간이 된다고 말씀하셔서 약속 장소를 정하고 급하게 집에 와서

샤워하고 약속 장소로 갔다.

 

재직 시 업무라든지 연배로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인생지침을 말씀해 주셔서 지금도 가끔 통화도 하고

식사도 같이하면서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연세에 비해 젊어 보이는 것은 아마 70대 초반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셨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으로 20여년 근무하시다 직장을 옮기셔서 나와 같이 근무하게

되었으며, 업무처리가 탁월하셔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으며,

퇴직할 때 까지 원만하게 업무처리를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나를 관심 있게 지켜보시면서 이끌어 주시고 회사 주요 보직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후원해주셨던 고마운 분이다.

 깊은 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10년이 넘도록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홍어회 안주로 소주2병 그리고 회냉면으로 재 취업한 직장에서

일손을 놓으시는 것을 축하해드리지만 내 일처럼 왠지 서운함이 앞선다.

회사의 소송문제로 변호사와 상담하면서 변호사님이 퇴직하자마자

사무장이란 직책으로 일을 맡기셨다.

변호사님의 안목이 대단하시고 정확했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 하시고 싶었던 일이나 여행을 하시면서

건강하신 모습으로 만남이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늘이 8월 초하루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건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옥상에서 가꾼 고추가 제법 붉었는데...

장마가 지속되어 붉게 매달려있다.

 

마나님과 같이 홍고추를 1말 정도를 수확했다.

농약을 살포하지 않았는데 충해는 없고 꼭지 부위가 누렇게 변색되어

말라가는 병해가 좀 있는 것 같다.

잎이 고사되고 고추 끝 부위가 마르는 탄저병은 아직 발생하지 않아

금년에는 건 고추 수확을 예년 보다 더 많이 할 것 같은 생각이다.

 

각목에 방충망을 고정시켜 만든 건조대 2개에 고추를 펴 널고

긴 각목을 벽돌위에 올려 대들보를 만들고 비닐을 씌워 벽돌로 눌러

비가 내려도 젖지 않도록 지붕을 만들었다.

왠만한 바람엔 비닐이 날아가지 않도록 벽돌 여러개를 비닐위에 올려놓았다.

오늘 같은 날이 몇 일 지속되면 100% 태양초가 된다.

 

옥상에서 가꾼 고추라 크기도 작고 수확량도 적지만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홍고추 수확을 기대해 본다.

한 낮에 옥상에 올라 비닐 속 고추를 만져보니 약간 뜨겁다.

비닐 속 온도가 50도 이상 되어 보인다.

 

집 안에 있으면 선풍기를 켜야 하는 높은 기온이지만...

고추 건조를 위해 무더운 날씨라도 비만 내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 2013. 8.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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