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옥상 고추 건조하기

덕 산 2013. 8. 11. 11:06

 

 

 

 

 

 

장마가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고추가 제법 붉었는데 따지 못하고 있던 중

따가운 햇살이 비추고 하루에 한 차례정도 소나기가 내려...

 

이정도의 날씨라면 고추가 건조하다 상하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되어

하우스 내에서 건조하는 것 보다

옥상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과 햇빛을 받으면

아무래도 건조가 빠를 것 같아

각목에 방충망으로 만든 건조대에 고추를 널고

잔 벽돌을 기둥으로 하고 긴 각목으로 대들보를 만들어

비닐을 씌워서 비가와도 젖지 않도록 했다.

 

 

 

 

 

시도는 좋았는데...

고추 따고나서 연일 지속적으로 비가 내린다.

어쩌다 햇살이 비추지면 행여 고추가 상하지는 않겠지 하며

수없이 옥상을 오르내리며 생활하는데...

다행히 몇 일 전부터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어

제법 건조되고 있다.

 

고추가 거의 건조되어 가는 시기...

또 고추를 수확해야 할 시기다.

고추가 가지마다 붉게 매달려 있다.

지난 번 수확량 보다 더 많은 량을 수확할 것 같다.

 

 

 

 

시골에서 고추농사를 전업으로 하시는 농민들은

건조기까지 갖추고 비가와도 건조에 문제없이 진행하지만...

화분에 재미삼아 하는 고추농사는 건조하는데 제일 어려움이 있다.

 

매 년 갈수록 기상 이변으로 극지성 비를 쏟아 붓고

햇살이 비추는 날이면 30도를 웃돌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고...

조그만 옥상 농사지만 날씨가 모든 것을 좌우하고 있다.

금년엔 다행스럽게 탄저병이 아직 심하지 않아

고추 수확량이 좀 많다.

 

두 번째 고추 수확하려고 처음 말리던 고추는

날씨가 좋지 않아 흰 아리가 많다.

방충망을 구입해서 각목으로 건조대를 만들어

거의 건조되어 가는 고추를 옮기고

새로 딴 고추를 전에 건조하던 건조대에 널었다.

 

 

 

 

오늘 하늘이 초가을 날씨처럼 구름 한 점 없이 맑다.

건조대의 비닐을 제켜놓고 따스한 햇살을 쪼이도록 했다.

건조대에 비해 고추 량이 많아 야외용 깔판에 일부는 옮겨놓고

일기예보에 중부지방에 소나기가 예상된다 하여

비가 오면 비닐을 덮으려고 비상대기 하고 있다.

 

옥상 농사짓느라 하나 둘 숫자가 늘더니 이젠 5~60개나 되어

옥상 네 방향으로 고추, 가지, 대파, 부추, 상추, 돌미나리가 가득하다.

옥상 가운데에 고추를 건조하니 옥상이 꽉 찬 기분이다.

 

가족이 먹는 채소라 농약을 자제하고 키우는데

다행이 금년에 수확이 많아 노력한 만큼 얻어지는 것 같다.

바라만 보아도 부자가 된 기분이다.

고추를 널며...

예전 시골집 밀집방석에 고추를 널 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른다.

 

- 2013. 8.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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