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엽은 한데 모여서 산다 / 이기철
낙엽 , 그 이름만큼 시적이고 낭만적인 것은 없다
때로 추억이다가 때로 노래가 되는 낙엽들
낙엽은 한데 모여서 산다
낙엽에 몸을 묻고 하늘을 쳐다보면 하늘이 말을 걸어온다
저 따뜻한 낙엽의 언어들
상수리 잎 , 꿀밤 잎 , 뚜깔 잎 , 오리나무 잎 , ..느티나무 잎 , 둥글레 잎 , 싸리 잎 , 오동잎
너는 낙엽 밟는 소리가 싫으냐 ?
너는 저 끝없이 말을 걸어오는 낙엽들의 모음이 싫으냐
너는 보랏빛 연기를 내며 피어오르는 낙엽 태우는 냄새가 싫으냐
너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코에 낙엽 태우는 냄새를 가져가고 싶지 않으냐
가을엔 낙엽 곁에 앉아보라
그만큼 따뜻한 것은 지상에 없다
저들끼리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낙엽들
낙엽은 한데 모여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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