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혹서일기 / 박재삼

덕 산 2025. 7. 10. 06:23

 

 

 

 

 

혹서일기 / 박재삼

잎 하나 까딱 않는
30 몇 도의 날씨 속
그늘에 앉았어도
소나기가 그리운데
막혔던 소식을 뚫듯
매미 울음 한창이다.

계곡에 발 담그고
한가로운 부채질로
성화같은 더위에
달래는 것이 전부다.
예닐곱 적 아이처럼
물장구를 못 치네.

늙기엔 아직도 멀어
청춘이 만리인데
이제 갈 길은
막상 얼마 안 남고
그 바쁜 조바심 속에
절벽만을 두드린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칠월의 그림자 / 이원문  (0) 2025.07.12
무더위 / 공석진  (0) 2025.07.11
폭염 (暴炎) / 박인걸  (0) 2025.07.08
칠월에 쓰는 편지 / 김미경  (0) 2025.07.07
7월 들녘에 누워 / 정규훈  (2)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