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보고 듣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시대다.
이철훈 2024-12-29 10:12:48
겨울에는 오후 5시가 넘어 서고 해가 지기 시작하면 벌써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방이 깜깜해진다. 오후 6시 넘은 퇴근 시간에 빌딩의 현관문을 나서면 가로등이 이미 거리를 밝히고 자동차들은 헤드라이트를 키고 운행할 정도로 도로는 어두워진다.
초겨울 저녁은 옷깃을 올리고 모자와 장갑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추운 날씨다. 붐비는 지하철보다는 영하의 날씨지만 걷는 것이 상쾌하고 마음 편하다. 30분 이상 걷고 귀가 하면 두텁게 입고 나선 옷들이 땀에 젖을 정도로 바깥 기온은 춥지만 걸으면 나는 땀으로 감기 증세에 노출 되지만 계속 하다 보면 자연 면역력도 생기는 것 같다.
감기 증세로 정말 못견딜 정도면 병원 신세를 지면 된다는 생각으로 눈과 비가 내리고 영하 10도 이하에도 걷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못한다. 살 얼음 판에 미끄러져 넘어지고 갑자기 쏟아지는 장마 비에 우산도 없이 잠시 피하다가 빗줄기가 줄어들면 뛰어서 간다.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과 내려서 걷는 시간을 합해보면 걷는 시간과 불과 10분도 차이가 나지 않아 계속 고집하는 것이다. 대중 교통보다 차량 운행에 익숙하던 시절에는 가까운 곳도 차를 이용하고 걷는 것이 부담스러웠지만 이젠 익숙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집 근처의 오래된 공원과 사무실 앞의 공원에 철마다 잘 꾸며진 화단과 하늘 높이 솟아 오른 오래된 나무들을 바라보고 그 사이를 걷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하루 종일 구청 앞 도로를 점거하고 구청에 민원 해결을 요구하는 민원인들의 함성과 하루 종일 틀어 놓는 노래 소리에 지치기도 하지만 이젠 그러니 하고 지낸다.
올해도 이렇게 지나가는 구나 하는 아쉬움도 들지만 끝까지 격변의 정국이 현실에서 계속 된다. 사회적인 규범과 질서 법을 지키고 보호하며 상대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요구하면서 왜 자신들은 그것을 지키고 보호하려고 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밝히고 전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고 책임이라면서 이럴때는 이렇게 저럴때는 저렇게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댄다. 사회적 시스템이 보장된 과정과 절차가 끝나기 전에는 자신들에게는 어떤 불이익과 부당한 것도 없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누가 하면 옳고 다른 사람이 하면 그렇지 않다는 전문가들은 고무줄 논리를 내세운다.
해당분야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과 정확하게 지적하고 밝혀야 할 곳에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불확실한 것을 당연한 것처럼 주장하는 선택적 정의와 진실에 이젠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들이 궁금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을 올바르게 전해주는 곳을 찾아 보고 듣는 시대가 된 것 같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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