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病)으로 괴로워 할 때...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 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병의 원인이 내게 있기에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내 안에 다 갖추고 있습니다.
...
내가 나를 헤칠 수 없듯 병도 나를 헤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을 내 안에 참 나, 참 생명
그 밝은 자리에 굳게 믿고 맡겨버린다면
병은 이미 '양약'이 될 것입니다.
본래 ‘나’가 없을 진데(無我)
도대체 병이 붙을 자리가 어디란 말입니까.
지독한 육신의 아상 (我相)에 사로잡혀
‘나’를 놓지 못하기에 ‘병’또한 붙게 되는 것입니다.
‘나’를 놓아버리면 병도 아픔도 모두 비워지게 마련입니다.
...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호흡을 깊게 집중해 쉬며 가만히 관찰을 합니다.
처음에는 호흡의 이동을 관찰하고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면
내 몸의 병이란 놈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가만히 지켜봄에 머물면 됩니다.
...
병고라는 것은 어쩌다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설령 전염병에 재수 없게 걸려들었다고 할지라도
그 또한 나의 인연이며, 당연히 내게 왔어야 할 내 수행의 재료입니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며, 약한 나의 몸을 탓할 일도 아닙니다.
당당히 받아들여 어차피 한 번 받았어야 할 병고의 과보를
밝게 녹여내실 수 있는 수행자 되기기 바랍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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