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淸草배창호
하마 오시려나, 이슬비 시야를 가린 체
서둘러 가야 할 집이 없어
나앉은 강둑,
망막 넘어 외진 기억의 언덕에
피다 만 설은 망울의
애달픈 마음을 알기나 할까요
기별의 언약은 없었지만
새벽녘,
외따로이 추적이는 빗방울 소리에
지문처럼 문드러진 실낱같은
질펀한 방랑의 세월이
한없이 흐르는 강물 되어
저 아득한 깊은 낭처럼
건널 수 없는 비바람 속
그리움으로 변해버린
도요桃夭속으로 누가 널 밀어 넣었는지,
때 되면 하시도 저버리지 아니한
봄비 되어 오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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