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절佳節의 봄 / 淸草배창호
봄눈을 쓰고 선 마른 갈대궁,
겨우내 설련화雪蓮花의 마중물로
기다림이 있는 삼월은
춘몽春夢의 달달한 꽃바람이 이는데도
설은 망울조차 얼어붙게 하는
꽃샘의 억하심을 어이하리야
침잠沈潛에서 깨어난 설렘의 가지마다
발그스레 수줍은 유두 빛 꽃망울,
봄비에 깍지가 씌었는지
하시도 저버리지 않은 초롱 같은 언약이
파르르 떨림으로 요동치는
비단 꽃길의 꽃이리 봄맞이에
오직 비빌 언덕 하나만 믿고
떨쳐버릴 수 없는 진통 또한
四月 상춘常春의 환대가 있기에
변하지 않고는 지킬 수 없는
하루가 다르게 들떠있는 눈부심에
입맞춤하고 싶은 그런 날이다!

'배창호시인님 글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분(春分) 節에서 / 淸草배창호 (0) | 2024.03.20 |
---|---|
봄비 / 淸草배창호 (0) | 2024.03.14 |
봄나들이 / 淸草배창호 (0) | 2024.03.06 |
산수유의 봄 / 淸草배창호 (0) | 2024.02.26 |
세한歲寒을 보내면서 / 淸草배창호 (0) | 2024.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