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의 봄 / 淸草배창호
빈 가슴, 휑한 소리만 듣다가
속앓이로 덕지덕지 튼 수간樹幹마다
돌각담 기어오르는 봄 햇살에
은혜를 입어 가려둔 속뜰을 피우듯
밀물처럼 풀어헤친 노란 꽃별의 전사들
이른 봄 소소리바람이 이는데도
봄비 소리에 또록또록 꽃눈을 뜨고
먹물 번지듯 하마 기다린 그리움이
설움 삭힌 살가운 설레발로
서정抒精의 봄볕을 파고들었다
한겨울 눈발도 강단으로 견딘
촉촉한 설렘을 저버리지 아니하였으니
고아한 정취를 그루터기로 밀어 올린
상춘賞春의 풀물 오른 봄,
꽃잎마저 경이로운 생명의 봄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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