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애인 육바라밀 / 춘원 이광수

덕 산 2023. 3. 2. 12:59

 

 

 

 

 

애인 육바라밀 / 춘원 이광수

 

1.

님에게는 아까운 것이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를 배웠노라.

 

2.

님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를 배웠노라.

 

3.

님이 주시는 것이라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을 배웠노라.

 

4.

자나 깨나 쉴 사이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을 배웠노라.

 

5.

천하에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을 배웠노라.

 

6.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에

거기서 나는 지혜를 배웠노라.

 

인제 알았노라.

임은 이 몸께 바라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투신 부처님이시라고...